수능 등급제 후유증 '심각'...무효소송-재수생 폭증 예고
수능 등급제 후유증 '심각'...무효소송-재수생 폭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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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올들어 처음으로 시작된 '수능 등급제'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지난 7일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뒤 등급제 폐지를 주장하는 수험생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서명운동에 일각에서는 무효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등급제로 피해를 봤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속출, 재수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능 성적발표이후 교육부 홈페이지는 물론 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는 '수능 등급제'를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게시판에는 '원점수'와 '등급컷' 공개는 물론 향후 등급제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수능 등급제 폐지'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말부터 진행돼 1500여명이 서명한 이 게시판은 수능성적 발표 전까지는 서명운동이 지지부진 했었다. 수능성적 발표가 도화선이 돼 최근들어 서명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 학생은 "낮은 점수 학생이 높은 점수 학생보다 등급이 높게 나오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등생, 열등생 구별 없는 평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내년에 재수해서 점수제 하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하자"고 말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서는 "한 과목이 아닌 한 문제만 실수해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수능을 로또복권에 비유한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등급제 무효 행정소송 준비위' 카페를 개설하고, 수능 등급제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카페 개설자인 아이디 '뺑끼칠'은 "500점으로 나눠도 1점 때문에 당락이 결정돼 피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은데 9등급으로 어떻게 우열을 가린단 말이냐"며 "한시라도 빨리 등급제 무효소송을 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등급제로 피해를 봤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속출하면서 2009학년도부터 재수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08학년도 수능에는 총 55만588명의 수험생 중 졸업생이 12만8천819명으로 지난해 졸업생 응시자 15만2천633명에 비해 2만3천814명 줄었으나 내년에 오히려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특히 대입 수험생 가운데 통상 30% 정도가 재수를 한다고 볼 때 재수생 자연 증가분만 7천여명으로 추산된다며, 내년도 재수생 증가 폭은 뚜렷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이 무렵엔 수능 등급제 등으로 전형의 틀이 크게 바뀐다는 소식에 재수를 기피하는 추세가 짙었지만, 올해는 수능 성적이 발표된 당일부터 재수 상담이 쇄도하는 등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에, 종로학원 등 유명학원들은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수 선행반'을 설치했다. 학원 관계자들은 올해는 작년과 달리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문의가 벌써부터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쉽게 등급이 갈린 경우,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재수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데다,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2009학년도에는 등급이 세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재수에 대한 욕구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수리 가 영역에서 4점짜리 문제 하나를 틀려 지망하던 상위권대 의대 등을 그대로 포기하게 된 학생도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중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중에는 언어 영역에서 점수 1∼2점 차로 등급이 떨어진 경우가 많아 이런 부류에 속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재수를 염두에 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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