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 줄 모르는 실세금리...한은 역할론 '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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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금리 한달새 0.32%P 급등...이자부담 6천억 증가 
넉달째 콜금리 동결 '무의미'...구조적 악순화고리가 문제  

[서울파이낸스 김보경 기자]<ich-habe@seoulfn.com>시중금리 오름세가 심상치않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넉달 연속 동결했음에도 불구, 시중 실세금리 오름세는 가파르게 지속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은 과잉상태인데, 은행들의 곳간은 비어 있는 '이상현상'에서 비롯된 이같은 '과잉유동성속의 고금리'로 서민대출자들의 시름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금리 오름세가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어,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이에,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변동금리부)금리가 불과 한달새 0.32%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금융채 발행이 늘어난 때문이다. 이같은 시중실세금리의 속등은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이번주 초 변동금리부 주택대출 금리는 6.33~7.93%로 지난 주초에 비해 0.09%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6.57~8.07%와 6.67~8.07%로 각각 0.09%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두 은행의 최고금리가 8%를 모두 넘어섰다.

하나은행은 0.07%포인트 상승한 6.97~7.67%로 고시했다. 최고금리는 아직 8%대를 하회하고 있으나 최저금리는 7%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내용면에서 타 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6.58~8.04%와 6.71~7.99%로 고시해 최저금리가 지난 주초보다 각 0.05%포인트와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은행들의주택담보대출금리는사실상 8%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4일부터 직장인신용대출과 스마트론, 닥터론, 팜론 등 신용대출 기준금리를 일제히 0.15%포인트 인상했다. 또, 고정금리 주택대출인 굿뱅크 장기모기지론의 경우 최대 0.50%포인트나 인상됐다. 6개월 변동주기 기준금리는 0.20%포인트, 12개월은 0.40%포인트, 24.36.60개월은 0.50%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의 아파트 파워론Ⅲ의 3년 고점금리는 6일 현재 7.56~9.06%로 작년 말보다 1.44%포인트 상승하면서 9%를 돌파했으며 지난 주말 시장금리 급등으로 이번 주에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한달 전에 비해 최고 0.32%포인트 급등했다.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한차례(0.25%) 인상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같은 금리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주범은 CD금리. 91일물 CD 유통수익률은 지난 8일 5.67%로 2001년 6월12일의 5.70% 이후 6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금리는 지난 8월8일 이후 지난주말까지 넉달간 0.57%포인트 급등했다. 콜금리를 넉달째 동결한 것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한은이 콜금리를인상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바람직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마저 대두되고 있다. 거시경제 전체를 고려해야하는 한은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자칫 실세금리 상승에 역행하는 통화금융정책으로 금융시장을 왜곡시키거나 후유증을 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담긴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CD금리가 단기 급등했지만, 은행들이 CD 발행을 통한 대출재원 마련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시중금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러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은행권 CD순발행 규모는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27조8천억원에 달하며 작년 같은 기간 2조4천억원의 10배를 넘었다. 이달에는 CD 만기가 대거 도래할 예정이어서, 구조적으로 순발행 규모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또, 다음달부터는 외은지점의 본점 차입이자에 대한 손금인정 한도가 현행 자본금의 6배에서 3배로 축소되기때문에, 자금 경색 심화에 따른 또 다른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상승은 금융소비자, 특히 서민들의 이자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월말 현재 약 221조5천억원인 주택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부 대출이 9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주택대출자들의 연간 이자부담은 한달새 6천38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 오름세는 경기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에, 통화정책당국이 더 이상 처다만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통화당국이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시장 기능이 마비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점증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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