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의 약진!…고민은 '속도개선'
'자바'의 약진!…고민은 '속도개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정계·매매 부문은 여전히 C언어 선호
업그레이드 중…인력 유입 등 호재 많아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최근 은행과 증권사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자바'가 도입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자바 불모지’로 여겨지던 금융권의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증권사 중에서는 대신증권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속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하나은행은 당초 계정계와 정보계 모든 부분에 자바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나 입장을 바꿔 코어뱅킹 계정계 부분은 C언어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대신증권 또한 실시간으로 거래량을 처리해야 하는 매매 부분은 역시 C언어를 도입키로 했다.

■속도에 민감한 금융권
자바는 코볼과 C언어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춘 프로그래밍 언어다. 최근의 화두인 Web 2.0과 연동되고, 소스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다. 습득 시간이 짧고, 컴포턴트 아키텍쳐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재사용성과 시스템의 유지 보수 비용도 절감된다.

하지만 가장 큰 약점은 역시 속도다. 자바는 VM(가상머신) 상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일반 언어에 비해 5배 이상 느리다. 실시간으로 거래량을 처리해야 하는 금융권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아직까지 금융권에서 자바를 도입한 사례가 많지 않아 새롭게 자바를 도입하고자 하는 해당사는 위험부담이 만만치 않다.

■확산은 ‘시간문제’
하지만 IT업계에서는 자바의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속도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각종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자바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인터프리터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C 언어는 속도가 빠른 컴파일러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컴파일러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 JIT(Just In Time, 간판방식)다. 또한 HotSpot이란 기법도 사용된다. 버전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자바는 버전 6까지 나온 상태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속도 개선이 이뤄짐은 물론이다. 하드웨어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예전보다 속도의 차이가 미미해 졌다는 것도 호재다.

이러한 속도 논란과는 별개로 사용 빈도 면에서도 C를 앞지른지 오래다. 2005년에 발표된 IDC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플랫폼의 50%가 자바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자바로 만든 3D게임회사인 론텝이 설립됐으며, SK텔레콤은 하루에 수백기가를 처리하는 데이터베이스 백업 서비스를 자바로 구축한 바 있다.

■자바 인력 몸값은 ‘상종가’
이미 금융IT 시장에서 자바 개발자의 몸값은 상종가를 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한창 진행 중인 증권가에서는 증권 업무 경험이 있는 자바 개발자의 몸값이 6천만원에 달하고 있다. 3년 전 2천~3천만원 사이였던 몸값이 3배 가까이 치솟은 것. 더욱이 이러한 인력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아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내년이 되면 이러한 몸값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현재 자바 개발자는 약 10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규 인력의 유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의 옥상훈 회장은 “프로그램 언어의 선택기준은 ‘속도’만 가지고 논할 수가 없다”며 “자동차로 치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가는 사람이 스포츠카에 짐을 싣고 갈수가 없듯이 개발편의성, 안정성, 범용성 등 언어의 특성을 살려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자바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그램 언어”라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