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후보는 4일 기자회경을 갖고 정동영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후보단일화를 제의했다.문 후보가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정동영 후보에게 제안한 건 크게 3가지.
단일화 시한을 대선 사흘전인 오는 16일로 하고 그 사이에 두어차례 일대일 공개 토론을 할 것, 그리고 단일화의 구체적 기준과 방법은 제3자인 시민사회 원로들이 제안해 달라는 것 등이다. 대전 직전까지 최대한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대선 이후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 된다.
호남 유세 도중에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정동영 후보는 "문 후보의 큰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일단 환영했다. 하지만, 단일 후보가 늦어도 부재자 투표 일정 이전에 결정돼야 사표를 방지하고, 지지자들이 결집할 시간도 벌 수 있다며 오는 9일까지를 시한으로 요구했다.
양 측은 시민사회원로들이 단일화 중재안을 제안하면 최대한 수용하겠다며 공을 넘겼는데, 종교계 학계 시민단체 대표 10명은 밤 8시부터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10인 모임 측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밤을 새서라도 중재안을 마련해 빠르면 내일 이 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단일화 완료 시한을 놓고 진통이 예상되지만 시간에 쫓기는 두 후보가 결국은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단일화 대상인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여전히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단일화 압력을 받고 있다.
노무현 정권을 긍정 평가하고 있는 국민연대의 이수성 후보는 정동영 후보와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변수다.
결국, 대선구도는 5일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다시 한번 합종연횡을 통해 유례없는 다자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현재 1강 2중의 판세도 BBK 수사 결과 발표와 다른 돌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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