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시장 '복마전'(?)..."30분 컨설팅 비용 '3백만원'"
입시 시장 '복마전'(?)..."30분 컨설팅 비용 '3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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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제 수능' 부작용 심각..."'원서질'만 잘하면...?" 로또식 지원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올해 도입된 '등급제 수능' 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정부가 혼란을 줄인다고 수능 점수 발표를 앞당겼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정반대다. 논술의 중요성이 훨씬 커졌고 수능·내신 등급 틈새를 노린 눈치작전이 치열해졌다. 그러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총점이 높은 학생이 낮은 학생보다 오히려 수능 등급이 떨어지거나 같은 등급 간 동점자가 크게 늘어나게 됐고, 교사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이다. 수험생들의 이런 불안 심리를 틈타 학원들이 한몫 잡으려고 틈새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십만원짜리 입시 컨설팅이 불티나게 팔리고, 수험생들이 강남의 논술학원으로 전국의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른바 '입시 컨설팅'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됐고, 30분에 300만원하는 '고액 컨설팅'이 등장했는가하면, 방문컨설팅도 있다. 입시시장이 한마디로 '복마전'이다.

입시전문업체 및 학원가에 따르면 최근들어 강남학원가를 중심으로 ‘방문컨설팅’이 성행하고 있다. 가정을 방문해 대학 선택을 도와준다는 것. 컨설팅 비용은 두 시간에 50만원. 한 학원 원장은 "수능 등급제 때문에 문의가 빗발친다"며 "수능성적표가 나오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비용을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능 이전에 30만~40만원 하던 컨설팅 비용은 수능 이후 50만~60만원으로 뛰었다고 하니, 여름 휴가철 해수욕장 주변에서 벌어지는, 바가지 요금이 판치는 대목장사와 다를 바가 없다.

강남의 한 교육컨설팅업체는 최근 대구·울산에 사무실을 새로 냈다. 서울에 4곳의 상담센터가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전국에서 쇄도하는 상담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 상담원이 50명이나 되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앞으로도 계속 증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상담료는 시간당 30만원. 이 학원은 인터넷 상담(7만원 정도)도 병행하고 있다. 그래도, 넘치는 수요는 아예 전화 상담으로 돌리고 있다. 전화 상담료는 20만원.

특히, 이런 분위를 틈타 대형 학원들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최고 40만원을 상담료로 챙긴다. 심지어, 이름이 알려진 학원은 30분에 300만원을 받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한편, 지방 학생들의 서울 원정컨설팅도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진풍경이다. 이른바 '논술패키지'상품. 통합논술 강의를 받기 위한 것인데, 주로 단체로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한다. 이들은 아예 학원인근 오피스텔에 아지트를 마련하고, 매일 학원에서 집중적인 강의를 받는다. 7일간 이들이 숙박비·식사비·교통비를 포함해 1인당 지불하는 비용은 무려 200만원이나 된다.

더 가관인 것은, '로또식' 입학지원서 남발이다.
수능에서 중하위권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정시 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하에 수시 2학기에 묻지마식 입시원서를 내기가 일수다.
한 학생이 무려 16개 대학에 원서를 낸 사례도 있다고 한다. 서울에 있는 대학 중 겹치지만 않으면 거의 다 넣은 셈이다. 이렇게 전형료로 지불한 돈만 140만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선 ‘원서 질’만 잘 하면 의외의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총점이 낮아도 대학별 틈새정보를 노리면 합격증을 거머쥘 수 있다는, 이른바 '로또식' 입시행태인 셈이다. 사교육비에 이같은 입시 컨설팅까지 판을 치면서, 이 나라가 치뤄야할 불필요한 입시비용은 눈덩이처럼 커가고 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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