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인력 태부족…‘인력 빼가기’ 극성
금융IT 인력 태부족…‘인력 빼가기’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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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차세대 구축 줄 이으면서 ‘몸값’ 상승
‘7년 주기’로 인력 부족…프로젝트 품질 저하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금융사들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연이어 이어지면서, IT 인력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 별로 차세대 진행을 위해 타 금융사의 IT 인력을 빼가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될 예정인 2009년 1월까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 지으려는 금융기관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된 수순?
이러한 금융권의 IT인력 부족은 예상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증권사의 경우 지난 1999년에서 2000년에 한국증권전산으로부터 원장을 이관해 독자적인 IT시스템을 갖춘 바 있다. 현재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붐과 비슷하게 당시에도 IT인력의 몸값은 상종가였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신규사업이 없어지자 ‘바람빠진 풍선’ 마냥 이들 인력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이들이 증권업를 떠나 타 업종으로 옮겨갔음은 물론이다. 결국 7년만에 다시 IT인력의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떠나간 인력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고 있고, 신규 인력을 키우기에도 시간은 촉박한 실정이다.

■“우수인력 이탈을 막아라”
은행권을 우선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현재 설계 및 분석작업을 진행하는 1차 사업이 진행 중이다. 내년초부터는 실질적인 구축이 이뤄지는 2차 사업이 진행된다. 역대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IT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물밑작업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현재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총 111명의 인력을 운영 중인데 자사의 규모를 감안할 때, 좀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더욱이 국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발주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인력유출을 적잖이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하나은행 유시완 본부장은 “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다가오고 있어 우수 인력의 이탈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인센티브 관련 프로그램을 보강해 우수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SDS를 사업자로 선정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중인 농협이 있고, 대구, 부산은행과 신협은 내년 초부터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 대부분 자통법 이전 완료가 목표
증권사는 대부분 2009년 1월에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이때 발효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자통법 발효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한정된 인력을 놓고 벌이는 업체별 ‘인력 빼가기’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9월 27일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 지었다. SI사업은 삼성SDS가 도맡았는데 신영증권이 지난 10월 삼성SDS를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업체간 IT인력을 놓고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한시가 급한 신영증권은 IT인력을 하루라도 빨리 투입해 차세대 구축을 시작하려는 반면, 시스템 안정화 단계인 삼성증권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도 개발 업무 주사업자로 대우정보시스템-티맥스소프트웨어를 선정했지만, 첫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12월말에 대우증권이 구축을 완료해야지 만이 티맥스의 인력을 끌어올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도로 차세대 구축에 참여중인 ‘인력 빼가기’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존 연봉에서 100만원 단위로 얹어준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현재는 1,000만원 단위까지 몸값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스콤의 박영도 차세대시스템 팀장은 “증권업을 경험한 IT인력이 부족하면서 인건비의 상승과 함께 비숙련자 활용으로 프로젝트 품질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증권업계의 ROI 개선과 자통법 대비를 위해 비경쟁적이고 공통적인 업무에 대해 증권업계내 공동 활용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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