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재부·KDI 압수수색···'송철호 불법지원' 의혹 수사
검찰, 기재부·KDI 압수수색···'송철호 불법지원' 의혹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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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19일 오전 울산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철호 울산시장이 19일 오전 울산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철호(70) 울산시장의 공약 수립·이행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기재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20일 오전 9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타당성심사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관련 업무자료와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송 시장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청와대 등의 도움으로 산업재해 모(母) 병원 건립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결과를 미리 인지했는지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은 일반 시민을 위한 공공병원 유치를,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김기현 전 시장은 산재에 특화된 모병원 설립을 각각 공약으로 내세웠다.

산재 모병원은 2003년부터 추진된 울산지역 숙원사업이었으나 선거를 16일 앞둔 지난해 5월28일 정부의 예타 불합격 발표로 사업이 백지화됐다.

송 시장의 공공병원 공약은 산재전문 공공병원으로 이름이 변경되고 규모가 줄어든 상태에서 올해 1월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검찰은 송병기(57)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송 시장 측과 청와대가 2017년 가을부터 공공병원 공약과 관련한 논의를 수 차례 주고받은 단서를 확보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송 부시장은 선거캠프가 공식 출범하기 전인 2017년 10월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고 나서 '산재 모병원 추진을 보류하고 공공병원을 조기에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업무수첩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3월에는 이진석(48)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현 정책조정비서관)과 한 회의 결과라면서 '(공공병원) 총사업비가 2천억원이며 기재부 반대에 대비해 울산시 부담액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적었다. 같은해 1월에는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장모(58)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공공병원 관련 논의를 주고받았다.

검찰은 송 시장 측과 접촉한 청와대 참모진과 기재부 관계자들을 불러 공약 수립에 도움을 줬는지, 예타 조사 과정에 관여하거나 결과를 미리 알려줬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송 시장 취임 이후 예타를 면제받은 사업들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있다. 울산시는 올해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공병원과 함께 외곽순환도로 건설사업도 예타를 면제받았다. 외곽순환도로 역시 작년 3월 'VIP 면담자료'라는 문구와 함께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청와대 관계자들과 접촉한 구체적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이날 송 부시장을 울산지검으로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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