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만 키운 美 기자회견…"공은 검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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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 부인, '이면계약서' 공개거부…"친필 변조된 사인 할 수도"
"한나라당 보유 '계약서'도 위조여부 판결받아야" 주장만 추가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김경준씨가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체류중인 그의 가족은 20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작성했다는 이른바 '이면계약서'의 원본을 공개하겠다며 미국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해프닝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씨 가족을 대표해 이날 로스앤젤레스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 씨의 부인 이보라 씨는 회견문에서 "검찰에서 조사중인 이면계약서(원본)를 여러분들에게 나눠주려고 준비를 했지만 오늘 새벽 뉴스를 보고 그 입장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검찰이 이 후보에게 친밀서명을 요청한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이 위조를 했다고 얘기를 하는 이 후보가, 이 친필의 사인이 언론을 통해서 다 공개가 되면 본인의 친필을 위장하기 위해서 변조된 사인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사람을 시켜 사인을 해서 본인의 친필적이 아니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이면 계약서' 원본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찌보면, 그럴 듯하고 어찌보면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처럼 보인다.
문제는 김경준씨가 이미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한 이상, 검찰의 수사만 철저하게 진행된다면 진상규명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초점을 검찰 수사에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이 씨가 "저희는 이 4가지 계약서가 벌써 다 검찰에 제출이 돼 있고 또 이 원본들을 한국 검찰에 이번 금요일까지 전달할 예정이기 때문에 검찰의 조사를 혼란시키지 않고 검찰의 입장을 존중하기 위해서 이 장소에서 원본은 공개하려고 했다가 원본이 너무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보안문제로 인해 결론적으로 사본만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면서, 이 씨는 이날 회견장에서 이 후보의 친필 사인이 돼 있다고 주장하는 사본을 공개했으나 기자들에게 배부하지는 않았다. 가짜(위조)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역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명박 후보의 사인이 나돌게 되면 득될 게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까? 헷갈리는 대목이다.
또, 이씨는 "한나라당측에서 원본이 있다고 주장하니 그 원본을 검찰에 제출해서 그것이 진실된 것인지, 위조한 것인지도 같이 판결을 받기를 기대한다"면서 "이 원본들은 한국 검찰에 제출이 되기도 하겠지만 미국에서도 역시 이 원본을 검사기관에 보내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문제가 더 복잡해지는 대목이다. 
이씨는 또 "검찰이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진실이 왜곡되거나 다른 쪽으로 이용될 때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오늘 배포된 모든 자료는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배포된 자료는 사진, 채무정리 서류 등 6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이씨는 이날 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일체 받지 않고 퇴장했다.
때문에, 이 씨의 기자회견은 의문해소보다는 의문을 되레 증폭시키는 결과가 됐다.
문제는 이명박 후보가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점이고, 대선전이 막바지에 와 있다는 점이다. 김경준씨의 신병과 자료를 모두 확보하고 있는 한국 검찰의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그래서 더더욱 시급하고 중요해 졌다. 공은 검찰에 넘어와 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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