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성장전략 '시험대 위에'
은행들 성장전략 '시험대 위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우리, 공격경영 '덩치' 키우기
신한·하나, '시너지' 극대화에 올인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어닝쇼크'에 가까운 3분기 실적 발표되자 은행들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총수신은 회복될 기미가 없으며, 은행의 핵심 경영지표인 NIM(순이자마진)마저 급속히 축소돼 향후 수익성마저 장담할수 없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은행의 주요 수익원었던 가계대출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정체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마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영업환경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각 시중은행의 수장들은 각각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제시하며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같은 전략이 성공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추진중인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과거 1기 때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석부행장직을 전격 폐지한 후 모든 경영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 최근에는 한누리증권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그간의 '성과없는 행보'라는 비판에서도 어느정도 자유로워졌다. 앞서 강 행장은 추가로 손해보험사도 인수할 뜻을 내비친바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기가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2기는 공격경영을 통해 국내 리딩뱅크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시기"라고 천명했다. 
이와함께 국민은행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수신고를 메우기 위해 금리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여타 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력상품인 WINE정기예금의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해 1년제에 최대 6.0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적금금리도 5%대까지 끌어올려 은행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현지 은행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함으로써 해외진출에 대한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이같은 행보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력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비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증권업 진출은 증권업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할만큼 그 파장이 클 것"이라며 "그러나 전문인력 확보 및 영업구조 구축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 3위 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행은 양강체제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경쟁국면에 돌입했다.
이들 은행들은 이미 지주회사 구조를 갖추고 있어 국민은행의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9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자산규모는 213조원으로 신한은행(202조원)을 앞지르며 국민은행(227조원)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여전히 금리경쟁을 자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카드결제 계좌를 다른 은행에서 옮기는 고객에 한해 최대 5.9%의 예금금리를 제공한다. 카드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에 기반을 둔 영업전략인 셈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분야를 막론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카드 전문가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카드부문의 시장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5.90%였던 우리은행의 카드시장 점유율은 지난달말 7.12%로 끌어올리며 카드 사업에 진출 이후 처음으로 7%대를 돌파했다.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 24%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내년말 까지 절반 수준까지 좁혀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방카슈랑스의 영업력도 대폭 강화해 비은행 부문의 수익비중을 점차 높혀간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박해춘 행장이 카드사 및 보험사 CEO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은행 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 빅3 경쟁에서 다소 뒤쳐진 하나은행은 기존 자산확대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효율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일본과 중국 은행들은 세계적인 규모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덩치만큼의 효율성을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며 "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투자은행(IB) 및 프리이빗뱅킹(PB), 방카슈랑스 부문을 지주회사의 차원의 통합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앞서 이성규 하나금융그룹 부사장도 "자산규모 순위를 견주하는 리딩뱅크 경쟁은 2~3년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가 사실상 좌절된 하나은행으로서는 자산경쟁에서 사실상 소외됐다"며 "이같은 점에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