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금리경쟁 안하겠다더니...'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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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및 적금금리 '껑충'…월급통장 '무기한 보류'
"금리경쟁 안하겠다" 입장 뒤집고 은행권 '최고 금리'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월급통장 계좌를 개설해 수년간 국민은행과 거래해온 A씨는 분통을 터뜨린다. 지난달 국민은행이 월급통장 금리를 올려줄 것처럼 떠들다가 갑작스레 무기한 보류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 최근에는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를 각각 6%, 5%대까지 올렸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배신감마저 든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은행이나 기업은행 등은 0.1%에 불과한 직장인들의 월급통장 금리를 4% 대까지 올려줬지만 국민은행은 기존 고객들은 등한시한 채 신규고객만 유치에 안달이 난 것 같다"며 "소액 고객들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국민은행과 거래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경쟁에서도 리딩뱅크?
국민은행이 금리경쟁을 자제할 것이라는 당초 계획을 뒤집고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금리을 제시하며 신규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금리로만 경쟁한다면 고객을 유치하고 은행 자산을 키우는 가장 손쉬운 경쟁 방법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방식의 영업은 고객을 더욱 큰 어려움에 빠지게 할 뿐 아니라 은행의 건전성을 훼손함으로써 엄청난 대가를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여타 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상품을 잇따라 출시하자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나타낸 것.
그러나 국민은행은 3개월여만에 국내 리딩뱅크로서의 이같은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고 이달부터 정기적금은 5%대로 정기예금은 6%대까지 끌어 올렸다.
국민은행의 기존 정기적금 금리는 1년 만기 4.2%, 2년 만기 4.3%, 3년 만기 4.45%로 은행권 평균수준이지만 이달부터 기본금리 0.2~0.3%포인트에 우대금리 0.2~0.5%포인트까지 지급해 최대 5%대에 달한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의 주력상품의 금리도 소폭 상승해 1년짜리 WINE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연6.0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정기적금과 정기예금 모두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반면 당초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월급통장의 금리는 현상태를 유지키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여타 은행들과 비슷한 형태의 스윙계좌 도입을 검토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당한 시점은 아닌 것으로 결론 지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0.1%대의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은 무려 35조원에 이르며, 월급통장의 계좌만 120만개에 달한다.
만약 스윙계좌를 도입하게 되면 비록 일부이기는 하나 단 1%의 금리 추가로 수천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스윙계좌 판매실적이 예상에 못미친다고 판단, 이른바 '눈먼 돈'에 굳이 고금리를 지급할 필요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출재원 바닥 '보일락 말락'
그렇다면 국민은행이 기존 입장을 뒤집고 정기예금 및 적금금리를 대폭 상향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국민은행의 대출재원이 여타 은행들에 비해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9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총수신은 147조 1621억원으로 원화대출 147조769억원과 불과 852억원의 미미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여수신 역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총수신-원화대출간 격차가 5조8308억원, 우리은행2조8562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의 대출재원이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CD 및 은행채 등을 대거 발행하며 대출재원 조달에 나섰으나, 은행들의 경쟁적인 CD 및 은행채 발행이 시중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기에 이르렀다.
결국 국민은행으로서는 뒤늦게 뛰어는 금리경쟁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여타 은행들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정기예금 및 정기적금 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기예금 금리 6%는 은행으로서는 거의 상한선에 가까워 다른 시중은행들로서는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매년 축소되고 있는 NIM(순이자마진)에도 불구하고 금리경쟁이 계속된다면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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