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론스타 매각...미주영업망 존폐 위기
외환銀 론스타 매각...미주영업망 존폐 위기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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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투자기금 은행업 겸업 禁止...대안모색 中.
영업 불가 판정시 미국진출 수출기업등 피해 우려.


미국내 투자기금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본격 추진되면서 외환은행의 미국현지법인과 지점들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금융지주회사법은 투자기금이 은행업을 겸업할 수 없도록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론스타의 인수가 성사될 경우 원칙적으로 외환은행은 미국에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제일은행이 투자기금인 뉴브리지캐피탈에 인수되면서 미국 영업망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이 조항 때문에 지난 99년 미국내 현지법인과 지점들을 모두 철수시킨 바 있다.

문제는 외환은행이 제일은행과 달리 외환이 핵심업무인 데다 전세계 금융네트워크를 최대 자산으로 여기고 있어 미국내 영업점을 모두 철수할 경우 그 파장이 제일은행과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법인 및 지점과 거래 중인 국내 상당수 기업들의 적지 않은 불편과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내 투자기금이 금융기관 지분 25% 이상을 인수할 경우 투자기금 업무를 포기하거나 은행업무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미국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외환은행의 미국 현지 법인 및 지점들도 영업을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의 목표대로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할 경우 외환은행은 미국내 영업망을 유지할 수 없다. 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사전 승인을 받을 경우 예외가 가능하다. 외환은행은 이 예외조항에 희망을 걸고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뉴브리지캐피탈의 경우 FRB로부터 영업불가 판정을 받은 바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과연 예외 판정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론스타와 외환은행의 미국인 변호사들이 FRB 감독규정을 분석한 결과 미국 지점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외환은 외환은행이라는 은행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감독규정이 굉장히 유연성(flexible)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모든 법에는 예외규정이 있고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여러 대안들이 있기 때문에 최종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 사례의 경우 쉽게 포기한 측면이 있다는 것.

과거 뉴브리지캐피탈과 제일은행은 미국 영업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 금융당국에 요청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과 대주주였던 예금보험공사 역시 정리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오불관언하는 상태이며 금감위는 상황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

재경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재경부 소관은 아니며 외환은행이나 론스타에 물어볼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매각 관련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금감위에서도 (FRB 승인 여부 등)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파악하고 있지만 공론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외환은행과 론스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외환은행 내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영업이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이미지 손상 외에 영업력에서는 큰 차질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현행대로 유지되는 게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원래 외환업무가 빛 좋은 개살구인 면이 있기 때문에 실제 손익 측면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미국내 영업이 불가능해질 경우 외환은행 자체의 손익을 떠나 국내 기업들의 수출입업무나 유학생 송금 등이 매우 불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외환은행은 미국 현지 독립법인으로 퍼시픽유니온뱅크를 두고 있으며 LA, 뉴욕, 브로드웨이, 시애틀, 시카고 등 다섯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이들 법인과 지점들은 대부분 한국의 수출기업들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미국 영업점들이 타 금융기관에 매각되거나 폐쇄될 경우 수출입업무 외화송금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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