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판소리 관람료 10만원 내시겠습니까
[김무종의 세상보기] 판소리 관람료 10만원 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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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임에서 누가 U2 내한 공연이 있다고 예매를 했다고 한다. 또래라면 팬은 아니어도 그 유명 밴드를 모를 리 없어 여기저기서 가 봐야겠다며 티켓 가격은 얼마냐고 물어본다. 지인의 답은 스탠딩석 밖에 안남았다며 제일 비싼 티켓이 45만원 정도라고 했다.

아일랜드 록 밴드 U2의 내한 공연은 처음이다. 오는 12월 8일 서울고척돔에서 하기로 확정됐다. 이번 한국 공연은 지난 2017년 열린 '조슈아 트리 투어'의 일환이자 연장 공연으로 진행된다.

이름이 아일랜드 록 밴드이지 그들의 유명도는 전세계적이다. 1987년 발표한 '조슈아 트리'는 2500만 장 이상 판매되고 U2에게 첫 그래미상을 안긴 대표작으로, 오늘 날의 U2를 있게 한 명반이다.

앨범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조슈아 트리 투어 2017'은 6개월간 51회 공연을 통해 27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했다. 이번 '조슈아 트리 투어 2019'는 11월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 일본을 거쳐 마지막 무대가 한국에서 펼쳐지게 된다.

U2의 리더인 보노도 유명하다. 그는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적 연대기구인 '원(One)'을 공동 설립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으로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니 U2 팬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내한공연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티켓 값 수십만원은 문제도 아니다.

필자도 U2 공연의 남은 티켓이 있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궁금했다. 단독 예매 사이트라는 곳에 들어가 살펴보니 지정석은 이미 전부 매진이다. VIP 지정석(33만원)은 물론 가장 싼 9만9000원 티켓도 동이 났다. 지인이 말한 가장 비싼 티켓인 스탠딩 레드 존(45만4000원)도 이미 매진이다. 14만원대의 스탠딩석이 유일하게 남아 있었다.

서울시민은 1년 평균 약 12만원의 문화비를 지출하며 연평균 6~7회 문화 관람을 한다(서울문화재단 조사결과). 회당 2만원 정도의 문화비를 지출하는 셈이다. 이렇게 따지면 U2 티켓 가격은 매우 비싼 축에 들어간다. 장르가 다르지만 런던에서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관람료는 11만5000원이다.

티켓 가격이란 게 그리 단순히, 일률적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관객을 모으는 공연자의 스타성 정도부터, 대관료 등 여러 변수들이 종합돼 산정될 것이다.

U2 공연은 화물 전세기 4대 분량의 글로벌 투어 장비를 그대로 공수한다. 가로 61m, 세로 14m 규모의 LED 스크린을 이용한 초대형 무대와 다양한 음향, 조명 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다. 티켓 가격으로 U2가 가져갈 몫은 얼마이고 관련 기업이 챙기는 수익은 어느 정도인 지 모르지만, 굳이 그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수요 층이 있다면 U2 공연은 그만한 가치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서울시민이 본다는 서울문화재단의 조사결과가 다시 생각난다. 뮤지컬과 유명 스타 공연이 아니면 연극, 국악 등 대부분 공연이 2만원대였던 기억이다. 영화는 그보다 싼 1만원대. 시립미술관에서 관람료가 1만원을 넘으면 초대작은 엄청난 지명도를 가진 경우다.

그때 모임에서 국악을 하는 지인이 U2 공연 티켓 가격 얘기가 나오자 진담반 농담반으로 판소리 공연 2만원 너무 싼 거 아니냐는 얘기가 귓전을 울린다.

U2 티켓 가격을 생각하니 매번 10만원 내기는 어려워도 좀 더 우리 공연을 자주 접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우리 문화 콘텐츠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지, 문화계 관계자 분들의 고군분투도 필요해 보인다. 결국 공연의 가치와 티켓 가격은 공연자의 노력 외 관객의 선택 문제이기 때문이다.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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