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못한 남북미 정상 회동···증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되나
예상못한 남북미 정상 회동···증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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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깜짝 정상회담', 평화프로세스 구축의지 전세계 알려
한국증시 재평가 여부 '관심'
30일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북미 정상 (사진=백악관)
30일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북미 정상 (사진=백악관)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되면서, 1일 개장하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높아진다.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북측과 남측으로 군사분계선을 월경한데 이어 단독 회담까지 이어가는 '역사적 순간'이 연출됐다. 

이번 만남은 한미동맹에 대한 과시와 북한의 오판에 대한 경계에 집중했던 과거 미국 정상들의 방문과 아예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남북 경협주 흐름은 물론 지수 상승의 발목을 붙잡아 온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지난주 경협주에 대한 평가는 투자 주체별로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북핵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과거 사례를 돌이켜 볼 때 이벤트가 펼쳐진 이후에는 재료가 소멸되며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말을 앞둔 지난 28일 대북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현대엘리베이(-0.11%), 현대건설(-1.11%), 현대로템(-1.17%), 대아티아이(-0.79%) 대표적인 대북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이날 하락 마감했다. 

개인, 기관, 외국인 등 투자 주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다가오면서 경협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현대엘리베이를 각각 39억원, 35억원씩 매도한 반면 기관은 21억원 매수했다. 현대건설은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각각 21억원, 60억원)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54억원 매도하며 소폭 하락했다. 현대로템은 개인이 이달 25일부터 4일 연속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24일 이후 연일 매도를 이어갔고, 28일 하락 마감했다.

좋은사람들(-1.91%), 신원(-.0.22%) 등 개성공단 관련주 및 남해화학(-0.46), 경농(-0.57%), 조비(-0.85%) 등 대북 농업지원 관련주도 28일 모두 약세를 보였다. 경협주 가운데 이날 상승 마감한 종목은 금강산 관광 관련주인 아난티(1.67%) 등 손에 꼽는 수준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경협주가 약세를 보였던 이유는 구체적 성과 없이 이벤트에 그칠 경우 과거 흐름처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성과는 '이벤트'를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G20 정상회담 기간중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DMZ에서의 '깜짝 만남'을 제안했고, 이 만남은 30일 오후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판문점으로 이동하면서 역대 최초 남북미 지도자간 회동도 이뤄졌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회동'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약식 회담에 해당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측 정상은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을 이어갔다. 

북미간 이번 단독회담은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 동력을 만드는 상징적 계기라는 평가다. 

한국, 미국, 북한 지도자들의 북핵문제 해결 및 평화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의지가 주요 외신들을 통해 전세계로 일제히 송출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재평가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국가 신용평가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던 무디스, S&P, 피치 등 국제 3대 신용평가사들의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에서의 북미 회담 직전 "대통령이 되기 전인 2년 반 전만해도 이 지역(한반도)에는 굉장한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는 반대"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각하(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나의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아마 하루만에 이런 상봉이 전략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만남이 앞으로 해야될 일들을 맞닥뜨리는 과정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난관과 장애물을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마친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담팀이 실무적인 조율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포괄적인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북미 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회견에서 "원래는 비무장지역 오울렛 GP(초소)의 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으로 인해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며 "오늘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넘었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미 정상간 만남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미국이 기존 입장을 한단계 완화해 줄 경우 실무협상에서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후 실무협상에서의 결과에 따라 경협주를 비롯 한국 증시전반에 긍정적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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