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노조, 임금인상 '적정성 논란'
우리銀 노조, 임금인상 '적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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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해저드' or '정당'..."3년간 임금동결로 시중은행 최저수준"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우리은행 노사가 올해 임금인상분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조는 올해 산별 협상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 3.2%에 2.9%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은행 측은 올 초 정규직 전환시 노사간 임금동결에 합의한 만큼 인상분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노사간 비용분담을 통해 3000여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시킨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 측은 정규직 전환 인원들의 복지 혜택에 따른 추가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으며, 우리은행 노조는 임금동결을 약속하며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노조가 올해 3월 정규직 전환시의 임금동결 약속을 깨고 당시 임금 동결분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은행 노조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한 2.9%는 지난 3년동안 임금동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일부 은행은 최고 10%에 가까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극히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2.9% 인상분이 일부 언론에서 언급한 정규직 전환에 따른 동결분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2005년 이후 은행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단 한차례의 임금인상도 단행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여타 시중은행의 임금수준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게 사실이다.

국내 3대 시중은행중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연봉은 6,900만원이었으며, 국민은행은 6,700만원이었던 반면, 우리은행은 5,500만원으로 3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외환은행(6,700만원)과 대구은행(6,000만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1조원을 훨씬 상회하는 순이익을 발생시키는 대형시중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도 이같은 불합리한 임금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단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직원들의 평균연봉이 여타 직종에 비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기는 하지만 은행권 평균연봉(6,000만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은 개선돼야 한다는게 노조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노조는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을 현행 55세에서 56세로 1년 늘려줄 것을 포함한 26개 개선안을 추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아직 임단협이 진행중인 만큼 노조측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여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단협과 관련된 노사갈등은 우리은행의 문제만은 아니다.
하나은행의 경우 정규직 9.3%, 비정규직 27.9%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별도로 하나은행 노조 간부 15명이 은행을 상대로 3억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현재 은행이 지급하고 있는 기준급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특히 비정규직 직원들은 시간외 수당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은행측은 "현재 근로기준법 기준보다 2.5배에 달하는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며 노조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임금협상과 관련된 하나은행의 노사갈등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맞물리면서 합의점을 찾는데까지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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