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證의 1Q 실적 약진···공통분모는 'IB·PI'
중·대형證의 1Q 실적 약진···공통분모는 'I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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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실적·분기 최고치···2분기, 무역분쟁 우려 지속 시 '먹구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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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 1분기 대체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중·대형사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상승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하는가 하면, 분기 사상 최대 실적도 잇달아 갈아치웠다. 

대부분 영역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는데, 특히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의 선전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무역분쟁 우려 등에 따른 증시 부진이 지속한다면 낙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413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7% 증가한 수준이다. 이로써 5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낸 이후 이를 한 분기 만에 다시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IB)부문에서 인수금융·사모펀드·중소기업 신용공여 등 생산적 분야로 자본을 공급하며 투자처를 다각화했다"면서 "트레이딩·홀세일·리테일 등 전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한 것이 이번 호실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진한 시장 상황이 그대로 투영되며 218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키움증권도 올 1분기 15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1.48% 급증한 수준이다. PI의 큰 폭 개선이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된 배경이다. 전 분기 5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PI부문은 올 1분기 763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전통 강점이었던 브로커리지 호조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타사의 평생 무료수수료 이벤트가 지속함에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16.7%로 전분기대비 1.4%p 상승했다"며 "이는 키움증권의 플랫폼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도 올 1분기 '깜짝 실적'에 웃었다. 전 분기보다 무려 525% 급증한 204억원으로 1분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도 603% 급증한 281억원을 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대형사 대비 작은 규모의 자본력에도 해외부동산과 기업공개(IPO), 지분투자 등 틈새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길러왔다"면서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부동산 펀드와 신한알파리츠 등 부동산관련 투자자산에서 상당한 배당수익과 평가이익이 발생했다"고 자평했다. 

줄곧 현대차증권의 실적을 견인하던 IB부문 역시 선방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되는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 등 녹록지않은 상황에서도 우수한 딜을 유치하며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2% 늘어난 623억원을 기록, 지주사 내 이익 비중을 확대했다. 모든 부문에 걸쳐 양호한 성장이 나타났는데, 특히 IB와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 호조가 주효했다. 하나금투는 지난해에도 IB 부문에서 16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체 수익성 개선을 이끈 바 있다. 

시장에선 2분기에도 증권사들이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IB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브로커리지 실적의 관건으로 작용하는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달 9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9% 증가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의 기저효과로 2분기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양호한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ELS 조기상환의 빠른 회복, 채권금리 상승이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부각하면서 증시가 휘청이는 점은 '실적 비관론'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양국의 무역분쟁 공포가 부각, 증시에 '검은 10월'이 드리우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어닝 쇼크'에 직면한 바 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외 이슈에 증시가 급격히 출렁이는 양상인데, 이러한 흐름이 지속한다면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은 결코 낙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나쁜 시장 환경에 비교적 큰 영향을 받는 브로커리지 등 부문에 특화된 증권사의 경우 저조한 실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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