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SKT 망내할인제, 시행 가능할까?
'사면초가' SKT 망내할인제, 시행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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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부, "절차상 연기"…회의적 시각 적잖아
소비자 반응 '시큰둥'…봐주기 의혹까지 제기
KT 등 4개사, "소비자만 피해" 공동 건의 '반격'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통신업계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이 거센 휴대전화 요금인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꺼내든 '망내할인제도'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갈수록 꼬이고 있다. 망내할인제도란, 자사 가입자끼리 통화료를 50% 인하해 주는 것. 당초 10월 1일부터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제출한 망내 할인요금 상품인 'T끼리 T내는 요금제' 인가 신청에 대해 재정경제부와의 협의 등 관련 절차가 남아있어 망내할인 제도 실시가 늦어지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10월 중순쯤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절차상의 문제로 연기됐다고는 하지만, 시행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몇 가지 이유가 망내할인제 시행의 '발목'을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SKT의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해 요모 조모따져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50%'라는 큼직한 수치에 비해 매우 인색하다. 한마디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피부로 느끼는 요금인하 효과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한데다 동업종 경쟁사들의 반발까지 겹치면서,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KTF 등 경쟁업체들은 '망내할인제'에 대해, 처음에 반발하다가 한때 뒤따르는 가 싶더니, 최종 결론은 '반대'쪽으로 가닥을 잡은 형국이다. 더구나, 반발 수위는 처음보다 한층 강해졌다.

후발경쟁업체인 KTF와 LGT는 "SKT의 망내 할인은 자사 가입자를 뺏기지 않으면서 타사 가입자를 유치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독점이 고착화됨으로써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유선통신 4사는 급기야 지난 26일 SKT의 망내할인 추진에 따른 공동정책 건의서를 정통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망내할인제 도입논란 초기 KTF 단독으로 건의서를 제출한데서 한 발 짝 더 나아가 나머지 통신사들도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이들 업체들은 건의서를 통해 "이동통신시장 지배적사업자의 왜곡된 요금제는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통화 쏠림을 촉진시켜 유선시장 붕괴를 초래할 것이고, 유선시장의 급속한 몰락은 컨버전스 환경을 주도하는 광대역통합 인프라망 구축을 곤란하게 하여 국가통신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SKT와 정통부를 압박했다.

동시에, "유무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이동지배적 사업자의 주파수를 개방하는 경쟁활성화 조치가 우선 시행되어야 하며, 원가와 괴리된 이동요금 왜곡 구조는 일반 서민 이용자를 포함한 다수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상가상이랄까? 여기에 '정통부의 봐주기'논란으로 까지 비화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수년 전에 폐지됐던 '망내할인제도'를 다시 부활시킨 정보통신부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정통부가 SKT를 봐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시장점유율 50%를 상회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이번 망내 할인제를 통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망내 할인제가 당장의 요금할인 경쟁은 기대할 수 있을지라도 결국 소비자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통부와 SKT가 반대여론의 사면초가속에서 과연 망내할인제를 밀고 나갈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실질적인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위해서는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제도의 도입을 앞당기는 등 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또 다른 대안이 공론화돼 있어, SKT가 처한 상황은 더욱 곤란해 졌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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