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인상에 보험사도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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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비용 연 60억원 추산···"금융당국 눈치에 카드납 축소도 못 해"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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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카드수수료 인상 여파로 보험업계도 시름에 빠졌다. 전(全) 카드사가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해 이달부터 연 6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눈치보기에 계약 해지나 카드납부 축소도 못하는 상황이라 답답함만 호소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카드사는 당초 2.0%~2.1%대였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2.2%대까지 인상한다고 통보하고, 이달부터 적용에 들어갔다. 카드사, 보험사별로 수수료율의 차이는 있지만 신용카드는 0.02%p~0.2%p까지의 비슷한 수수료 인상이 진행됐다.

일부 카드사는 수수료 상한선인 2.3%의 수수료율을 통보해 보험사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의제기 공문을 송부해 수수료를 조정해 소폭 낮췄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수치"라며 "이미 지난해 한차례 올린 카드사도 정부의 정책 때문에 추가 인상을 통보해와 곤란한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동결한 카드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상 기조인 건 맞다"며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은 카드사는 3월 말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카드사는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대해선 0.1%p~0.2%p가량 인하해 지난달부터 적용하고 있다. 다만 보험료 카드납 가운데 체크카드 비율은 전체 5~6%수준으로 미비해 인하효과는 없다는 게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로 인한 연간 추가 비용은 손해보험업계 50억원, 생명보험업계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카드납 비중이 중소형사에 몰려있어 이들에게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카드납을 확대하라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어 카드납을 축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에 부담이 치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자수는 2091만명에 달하며 이 중 약 75%가 보험료를 카드로 낸다. 손해율 상승, 가동 연한 상향조정 등 보험료 인상요인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카드수수료율 부담까지 겹쳐버린 형국이다.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은 금융당국이 중소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보완조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연 매출 500억원 이하의 중소형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대신 대형 가맹점은 인상하는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연 매출 500억원 이상으로 대형 가맹점에 해당하는 보험사는 꼼짝없이 수수료율 인상 대상이 됐다.

당국 압박에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춘 상황에서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카드사의 입장이다.

다만 보험업계는 다른 업권처럼 적극적인 협상 없이 일방적인 통보 형식으로 수수료율이 결정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자동차업계, 통신업계 등 금융당국 소관이 아닌 업권은 계약해지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인 수수료 협상에 나선 반면, 보험업계는 금융당국 눈치에 카드사에 맞불을 두기도 애매하다는 것이다. 

실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대형가맹점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며 대형 가맹점을 압박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날로 악화되는 경영환경 속 추가비용은 큰 부담이지만 쉽게 불만을 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납득할만한 근거 없이 인상을 통보해도 적극적인 인하요구도 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상이 지속되면 보험사들의 사업비도 증가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담이 커진 보험사들이 카드 납입절차를 까다롭게 하거나 납입을 거부하는 행태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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