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부진에···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
반도체 수출 부진에···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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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금액,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반도체 부품 단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이 14개월 연속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3.35(2010=100)로 전년 동월 대비 6.1%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지난 2017년 12월부터 14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낙폭은 작년 5월(-5.0%)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기존과 똑같은 양을 수출해 번 돈으로 과거만큼의 수입제품을 사들일 수 없다는 의미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지수가 내린 것은 수출가격(-6.1%)은 하락하고 수입가격은 보합(0.0%)을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수출 둔화에 가격 하락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순상품교역조건에 수출수량지수를 곱하여 산출)는 138.21로 5.6%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26.25로 5.6% 하락하며 지난해 12월(-3.7%)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렸다. 하락 폭은 2016년 7월(-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출금액지수가 두 달 연속 내린 것은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가 18.9% 떨어졌다. 이는 2009년 3월(-23.3%) 이후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전기 및 전자기기에는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이 포함된다. 전기 및 전자기기 물량지수(-8.7%)는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D램 수출물가가 16.5% 떨어지고 물량도 감소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이 하락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체 수출물량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48.06으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수송 장비(14.5%) 수출물량은 증가했다. 화학제품(7.4%)도 수출물량이 증가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40.46으로 1.8% 하락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물량 감소로 광산품에서 9.7% 감소했다. 일반 기계(-25.6%)에서도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설비 투자가 지난해 1월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던 것으로 풀이됐다. 수입금액지수는 128.3으로 1.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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