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GC녹십자가 기존 혈우병(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해 피가 잘 멈추지 않는 질환) 치료제와 개념이 다른 신약 개발에 나선다. 17일 GC녹십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 14일 혈우병 항체 치료제 'MG1113'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GC녹십자에 따르면, 국산 혈우병 항체 치료제 가운데 처음 임상 단계에 진입한 MG1113은 혈액 응고인자들을 활성화하는 항체로 만들었다. 혈액 안에 부족한 응고인자를 주입하는 기존 방식과 다른 신약인 셈이다.
MG1113은 A형과 B형 혈우병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치료제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도 투여 가능하다. 기존 치료제보다 반감기가 길어 약물 투여 횟수가 줄고, 통증이 심한 정맥 투여 대신 피부 표면 아래 주사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혈우병 환자는 평생 주기적으로 치료제를 맞아야 한다. 제약업계에서 환자 편의성 개선을 혈우병 치료제 연구의 핵심이라고 여기는 이유다.
MG1113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이 마무리된 뒤 GC녹십자는 기존 치료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검증할 예정이다. MG1113 개발은 희귀질환 분야 '미충족 수요'(unmet need)에 대한 치료 방법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혈우병 항체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 필요가 있다. 차세대 약물 개발은 임상 돌입 자체만으로도 기술적 축적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