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에어부산, 연내 상장 성공할까
몸값 낮춘 에어부산, 연내 상장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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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기준서 개정으로 부채비율 상승
오는 27일 취항 10주년을 맞는 에어부산이 25일 향후 10년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 10월과 12월에 도입예정인 유럽연합소속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AIRBUS)의 A321neo LR(Long Range) 조감도. (사진=에어부산)
(사진=에어부산)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해 침체기를 맞은 공모주 시장에서 금호아시아나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세번째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최근 부진한 국내증시에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모규모를 축소했지만 기업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위치한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2년 매출액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단기 계획을 통해 영남과 호남권의 대표 항공사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부산을 중심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로, 아시아나항공이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적 특성과 고객수요 분석을 통해 부산-김포 노선에 국내 최초로 노선 셔틀화 전략을 도입했다. 단거리 국제선 노선에도 셔틀화를 도입해 부산-일본 후쿠오카 매일 5회 왕복, 부산-일본 오사카 매일 3회 왕복 운항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김해공항 국내선 이용객 점유율 41.6%를 기록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 10월 신규항공기 A321 NEO 도입을 체결하고, 노선 다양화를 준비하고 있다. 신규 항공기는 기존 대비 15%의 연료 절감과 함께 최대 운항거리는 833Km로 늘어나고, 다른 LCC 주력 기종 항공기보다 탑승인원이 43명 많아 운항 효율성이 항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번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인천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중거리 노선 수요를 김해공항에서 흡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물서비스, 음식료제공 등의 유료서비스 도입을 통해 현재 5.5% 수준인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을 내년 6.5%로 늘리고, LCC업계 평균인 8%대까지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어부산은 오는 27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13~14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동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공동주관사는 BNK투자증권이 맡았다.

한 대표는 "국내 LCC업체 대부분이 상장한 상황에서 영업이나 마케팅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통한 자금 유입보다 영업이나 마케팅 이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어부산의 공모 규모는 200억원으로 상장 추진 초기 공모 규모인 1000억~2000억원 수준과 비교했을 때 대폭 축소됐다. 공모 희망가도 주가수익비율(PER) 평가방법을 통해 산정된 주당 평가가액 5840원 보다 낮은 3600~4000원으로 결정했다.

이같은 몸값축소는 최근 냉랭해진 공모시장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월 상장한 티웨이항공은 공모가 밴드(1만4600~1만6700원) 보다 낮은 1만2000원에 최종공모가를 형성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아시아나IDT도 공모희망가(1만9300~2만4100원)을 하회한 1만5000원으로 최종공모가가 결정되면서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에어부산이 몸값을 낮추면서까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이유로는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K-IFRS 제1116호 리스 기준서 개정'의 영향이 크다. 해당 기준서가 도입되면 항공기 리스료를 자산부채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상승하게 된다. 에어부산의 경우 3분기 기준 102%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310%까지 오르게 된다. 

시장전문가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몸값 낮추기에도 흥행을 낙관할 수는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상장한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IDT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점도 우려를 뒷받치는 요인이다. 이날 아시아IDT는 시초가(1만4300원) 대비 12.58% 감소한 1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고, 티웨이항공도 시초가(1만1600원) 대비 33.62% 떨어진 7700원을 기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항공주의 수익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실제 유류비에 반영되기까지 시차를 고려하면 항공유 가격 하락에 따른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날 전망"이라며 "다만 4분기 실적부진은 이미 예견됐던 악재인 만큼 투자 판단에는 향후 유가의 하향 안정화 수준과 공급경쟁 강도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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