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인기 '급제동'...환매 속출
해외펀드 인기 '급제동'...환매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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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비과세 방침으로 한 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해외펀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최근들어 인기는 커녕 환매가 속출하고 있다.

26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31일 7조732억원이던 해외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매월 2조646억∼6조3천396억원씩 늘어나 7월31일에는 30조3천395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6개월 만에 4.3배로 늘어난 것.

하지만,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지난달 27일부터 해외펀드 수탁고 증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다가, 프랑스 BNP 파리바의 펀드 환매 중단이 발표된 지난 9일 이후에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심지어, 지난 20일과 21일에는 자금 이탈 현상까지 나타났다.

해외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한때 '묻지마 투자' 양상을 보일 만큼 투자자금이 급증했던 해외펀드 상품들의 수탁고 증가세가 주춤해지거나 환매액이 신규 가입 규모를 초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해외펀드 중 수탁고 5위 상품인 맥쿼리IMM자산운용의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클래스A의 경우 지난 6월 29일 1조4천675억원이던 수탁고가 지난달 31일 1조1천249억원으로 줄었다. 이달 22일에는 다시 9천602억원으로 급감했다.

신한BNP파리바투신의 봉쥬르유럽배당주식 1의 수탁고는 6월29일 6천645억원이었으나 이달 22일에는 764억원이 빠져나간 5천881억원으로 집계됐다. 수탁고 상위 20개 펀드 가운데 최근 한 달 동안 자금 유출이 일어난 펀드는 모두 8개로 파악됐다.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가 해외 증시에 미친 영향이 국내보다 미약했음에도 해외펀드에서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은 외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대조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 16일 125.91P(6.93%)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급락세를 보였음에도 매일 1천423억∼4천647억원씩 늘어나 22일에는 47조7천157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해외펀드는 지난 1월에 47개가 출시된 이후 선진국은 물론, 중동과 남미, 북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앞다퉈 개발되면서 4월과 5월에 각각 92개와 90개를 기록했으나 8월 들어서는 23개에 그쳤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부실로 촉발된 신용경색 우려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는다면 해외펀드의 자금 이탈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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