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코스닥' 상장사 증가…주가는 '흐림'
'코넥스→코스닥' 상장사 증가…주가는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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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상장 9곳 중 7곳 하락…평균 -19%↓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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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넥스시장에서 공신력과 성장성을 확보한 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둥지를 옮긴 기업의 주가는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7곳)를 뛰어넘은 수준으로, 지난 2016년(11곳) 이후 최대 규모다. 이로써 지난 2013년 7월 코넥스 시장이 출범한 이후 41곳의 기업이 코스닥으로 적을 옮겼다.

이와 달리 이전 상장한 기업 9곳 가운데 77.8%에 달하는 7곳의 주가는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다. 이들 기업의 평균 하락률만 19.8%에 달한다.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 오스테오닉은 공모가(7700원) 대비 42.5% 떨어졌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 디지캡도 무상증자로 인한 권리락을 감안하더라도 36.5%의 주가 하락률을 보였다. 링크제니시스는 지난 2월5일 이전 상장 후 다음날 1주당 4.1주씩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같은 달 23일 권리락 발생 후 사흘 연속 상한가로 직행, 기준가(1만500원)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2만3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690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외에 △지티지웰니스(-40%) △패션플랫폼(-29.8%) △오파스넷(-27.8%) △인산가(-17.5%) 등도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코넥스 '대장주'였던 엔지켐생명과학은 91.1%의 수익률을 시현했고, 아시아종묘도 코스닥 시장 이전 효과를 봤다. 

코넥스시장은 창업 초기의 중소·벤처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개설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올 상반기 기준, 상장기업 수는 7배, 시가총액은 14.5배 증가하며 '예비 코스닥 시장'으로의 면모를 갖췄다. 초기 중소ㆍ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는 코넥스 기업의 이전상장이 수월할 수 있도록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추고, 시장 역할 재정립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 체계 구축을 위해 코넥스를 전문 프리(Pre)-코스닥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코넥스시장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전문시장으로 특화될 수 있도록 이전상장 시 질적심사 면제 범위를 확대하고, 시장 참여자 확대를 위해 전문투자자의 대량매매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이러한 기대 속에 코넥스 기업들이 둥지를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이전 상장 기업의 문제라기보단, 올해 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작은 기업일수록 이러한 환경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수월한 이전상장을 위해 시장을 재정립하는 등 다방면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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