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하반기 주춤…초대형IB 희비 엇갈려
증권사 실적, 하반기 주춤…초대형IB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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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순익 늘었지만 3Q 실적 하락
NH·KB '웃고' 미래·삼성·한투 '울고'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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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 상반기 저마다 견조한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이 하반기 들어선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 상위 5곳인 초대형 투자은행(IB) 간에도 희비가 갈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가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711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5575억원)과 비교해 9.9%(1542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상반기 증시 호조에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 증가로 저마다 호실적을 낸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3분기 5개 증권사는 총 481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해 3분기에는 이보다 약 11%(513억원) 감소한 4298억원을 기록한 데 그쳤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상반기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최대 증권사' 자리를 공고히 했던 미래에셋대우의 부진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3분기 누적 4343억원으로 전년 동기(4081억원) 대비 6%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765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1343억원)와 견줘 43% 급감한 수준이다. 상반기에 이어 투자금융(IB) 실적은 양호했지만, 위탁매매(Brokerage) 수익과 자산관리(WM) 수익이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30% 이상 급감한 것이 주 원인인데, 2분기 사상 최대치 실적 이후 대형 딜(deal) 공백과 보유물량 셀다운 확대에 따른 IB부문의 역기저효과가 있었다"면서" 파생상품 발행 및 상환이 대규모 축소됐고, 글로벌 시장 하락으로 보유자산의 평가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냈던 한국투자증권은 올 3분기 순이익이 줄었다. 3분기 누적 4023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수준(2% 증가)이었으며, 3분기 별도 순이익은 12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가량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969억원으로 전년 동기(2099억원)보다 41% 급증했다. 하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874억원에서 642억원으로 27% 감소했다.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올 3분기 누적·별도 순이익에서 모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3분기 8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1047억원으로 상승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2821억원에서 3498억원으로 24% 뛰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익(3496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증시 부진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줄었음에도 전통 강점인 투자은행(IB)을 비롯, 자산관리, 상품운용수익 등에서 고루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은 하반기 비수기임에도 대기업 지배구조 관련 자문수수료와 강남 N타워, 삼성물산서초사옥 등 다수의 부동산 및 대체투자 딜을 수행하며 IB수수료수익 322억원, 기타 수수료수익 446억원 등 IB관련 수익만 700억원가량 기록했다.

KB증권의 실적도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 올 3분기 순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410억원)과 견줘 48%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1320억원에 그쳤던 누적 순이익도 올 3분기 2198억원으로 67% 뛰었다. 초대형IB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이다. 신용공여 이자와 유가증권 운용 관련 이익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경기논란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서 증권업종 이익은 감소할 것"이라며 "다각화와 리스크관리 역량 제고에 성공한 증권사가 차별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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