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과 한국경제의 위상
서브프라임과 한국경제의 위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불과 몇달 전만 한더라도 미국 경제와 여타 신흥국가 경제의 탈동조화 현상에 관한 논의가 한창인 때가 있었다. 한국을 비롯한 여타 신흥국가들의 견실한 성장세가 미국의 그늘을 점차 걷어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증시만 해도 그렇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전 세계 증시는 폭락한다'는 식의 말은 소위 시쳇말이 됐다는 주장도 종종 언론을 탔었다.
그만큼 신흥국가들의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초일류 국가인 미국의 지위는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수 있었다.
연 1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경제적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경제가 세계 시장을 전두 지휘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면 타당성이 있게 들렸다.

그러나 이번 미국發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로 인한 신용경색은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아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경제적 위상이 기대치에 못미친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미국 모기지시장의 5% 수준의 서브프라임은 전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수시로 접하게 되는 '패닉'이라는 단어는 지난 외환위기 시절을 상기시키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최근 권오규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은 엔캐리 투자자금이 급속히 청산되면 제 2의 환란이 일어날수 있다는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국내 시장도 미국發 신용경색에 전염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인들은 증시에서 하루만에 1조원대의 투자금을 회수하기에 이르렀으며 국내 투자자들도 덩달아 '팔자'에 나서며 증시도 역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 상황에 우리가 이토록 '부화뇌동'해야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국내 경제는 여전히 견실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은행들의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손실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일 정부와 금융당국은 심리적 요인일 뿐 국내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다.
최근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이코노미닷컴도 서브프라임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여부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은 미미할 뿐더러 구체적인 실체가 아닌 '불확실성'이면 더더욱 놀랄 이유가 없다. 엔캐리트레이드 투자자금 회수도 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을 높일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가 더 큰 파장으로 이어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순전히 국내 투자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또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경제 속의 대한민국의 위상도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