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필요한 투자방법은?
한국인에게 필요한 투자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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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간의 주가 추이는 참으로 정신을 쑥 빼놓는다. 롤러코스터를 타도 이보다는 덜 아찔할 듯하다. 일단 그렇게 아찔한 추락 다음엔 다시 치고 오를 게다. 그래도 되짚어 보자.

코스피지수가 드디어 170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고 만세 부르며 6월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능선 하나를 넘었다고 환호하기가 무섭게 짓쳐 오르더니 한 달 남짓에 2000포인트의 벽마저 깼다. 그리고는 다시 치고 오르던 속도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추락해 불과 2주 만에 1700선을 깨고 떨어져 내렸다.

치고 오를 때의 상승요인들은 뚜렷하게 눈에 뵈는 게 없더니 떨어지려 드니 갑자기 하락요인들이 소낙비 퍼붓듯 한다. 전 세계 시장이 다 같이 당한 재난인데 유독 한국의 증시는 그 어느 시장보다 빠르게 오르내리는 가벼움을 보인다.

물론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동시 발동되던 지난 16일의 폭락 장세는 세계 시장이 폭락하던 15일 하루를 휴장한 탓에 이틀분이 한꺼번에 떨어지며 더 큰 낙폭을 보였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일단 낙폭이 커지기 시작하니 심리적 저지선이고 뭐고 없는 추락만 나타났다.

이번 시장 상황이 유례없는 것이라 싶겠지만 우리 시장의 특성상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과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어도 흔히 우리 주식시장에는 냄비 장세라는 표현을 종종 등장하곤 한다. 우리의 국민성이라고도 하는 냄비 근성이 시장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셈이다.

이런 우리 시장의 모습을 볼 때면 우리의 얕음에 대한 자괴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우리 사회의 성질은 하나의 특성일 뿐 굳이 남들과 비교해 우열을 논할 문제는 아니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한 사회가 흥하고 망하는 것은 그 사회의 가진 바 특성을 잘 살리느냐 마느냐로 결정되는 것이지 되지도 않게 남 흉내나 내려 들어서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일본인들이 서양을 잘 모방해서 빠른 시일 내에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여기지만 그 일본은 모방할 것은 모방하되 서양인들에게 자국 문화를 철저히 각인시키고 상품화시켜 놨다. 그래서 지금 서구인들에게 중국문화와 더불어 일본문화의 독자성은 인정을 받지만 한국 문화의 독자성은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우리다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터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우리다움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압축해 말할 재주는 없지만 단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우리의 특성 한 가지는 지적할 수 있을 듯하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목민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잠시 노래 한 자락을 떠올려보자. ‘말 달리자’라는 제목에 후렴구를 통해 가사도 거의 ‘말 달리자’가 반복되다시피 하는 락 음악이 있다. 크라잉 넛이라는 한국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노래다. 언더밴드의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음악에 대한 지식이 얕은 내 귀에도 그 가사 한마디쯤은 기억에 남아있다. 목적에 매이지 않은 채 내달리고 싶은 젊음의 열정을 압축한 이 표현이 어쩌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한국인들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공통 정서의 한 자락은 아닐까 싶다.

역사 속에서 그런 유목민적 특성을 가장 극대화시켜 성공한 사례는 아마도 칭기스칸의 몽골군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영토를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머뭇거리지 않았다. 뒤를 빼앗길까봐 나아가기를 주저하지도 않았다. 주요 거점 성곽을 쳐서 빼앗으면 다시 앞으로 내달렸다. 그랬기에 불과 30만의 군대로 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했다.
 
그들이 유목민적 특성을 버리고 중국문화의 정주성에 사로잡힌 결과는 중국사에 삼켜진 원나라 역사가 말해준다. 우리는 지금 북경에 발길을 멈춘 몽골 전사들과 같은가, 다른가.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듯 개개인들도 그 욕구를 해외유학이다 여행이다 하며 분출하고 있다. 이제 그것을 투자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홍승희 서울파이낸스 주필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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