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속 잇딴 '한국증시 낙관론' 근거는?
패닉속 잇딴 '한국증시 낙관론'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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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다르다...왜냐하면?"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미국발 서브프라임 쇼크로 전 세계증시가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해외언론들은 잇달아 한국증시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서브프라임사태의 후유증에 대한 일반적인 전망은 적어도 1~2년은 걸린다는 것.
글로벌 매체들의 진단이 대체로 일치한다.
그런데, 왜 한국은?
더구나, 외국인들이 엄청난 양의 주식을 팔아 치웠는 데도. 하지만, 특정 매체만이 아니기에 '솔깃'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는, 일부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FT, WSJ 등 이구동성 '희망적 메시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17일 칼럼을 통해 "16일 한국의 주가가 7%나 폭락한 까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인해 미국경제가 위축돼 한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걱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금융 산업처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직접적 피해자가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신문은 "한국은 현재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추고 있고, 경상 흑자를 내고 있다"며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과거 1997년 외환위기때와는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보다 앞서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한국 경제에 대해 보다 더 희망적 메시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리스크 회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좀 더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4분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좋은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큰 폭의 조정을 보인 것은 펀더멘털 면에서 국내 수요 증가세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기(unexciting)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아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는 미국경제 침체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강하게 인식돼 있다는 것.

■"한국증시 기회왔다...4분기부터 회복"
그러나, 이같은 인식은 잘못됐다고 골드만삭스는 일축했다. 일단 최근 한국의 수출 성장세는 소비가 늘고 있는 지역으로의 수출 다변화에 기인한 것이며 설비투자와 산업생산, 설비가동률 증가에서 볼 수 있듯이 성장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7일 "한국 등 아시아 주식 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여전히 추가 조정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지금이 좋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많다"고 보도했다. 깊이 있는 분석이 아니고, 또 한국증시만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맥락은 같다.

세계의 내노라하는 경제전문 매체들이 한국증시에 대한 난관론을 펴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전문가들중에도 상당수가 이와 견해를 같이 한다는 점이다.
증시가 연일 폭락하다 보니 이들의 언급이 아직은 '소귀에 경읽기'인 듯하다

국내전문가들의 낙관론을 한번 냉정하게 되짚어 보자.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과잉 유동성과 과도한 위험선호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통해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며 "아시아에선 금융거래가 활발했던 홍콩과 싱가폴이 잠재적인 대상이다"라고 진단했다. 한국과는 별 상관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나 엔캐리 청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없다. 서브프라임이 글로벌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엔화 강세반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엔캐리 청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엔캐리가 청산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위축되고,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전문가들 '같은 견해'..."한국증시 부각 계기" 
그러나, 한국의 금융기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만큼,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오 연구원은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의 펀더멘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미국이외 지역 자산에 대한 관심이 보다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기관 등이 이번 신용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마무리 될 경우 한국시장의 리스크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사태로 글로벌 금융의 패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한국증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부분이 미미하고 신용대란을 이미 거쳤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는 이번 사태가 오히려 증시 투자메리트를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문제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9일 외국인 투자가들은 18거래일 간의 순매도를 마무리하고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며 "만약 글로벌 신용리스크의 안정이 전제될 경우 대규모 주식매도는 중단되거나 그 규모가 상당 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시장 변수는 '금리'..."그러나, 제한적 악재"
물론, 신중한 낙관론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금리인상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느데도 의견을 같이 한다.
마켓 PER이 13배 이상으로 상승함에 따라 가격 부담을 느껴야 했던 주식시장이 금리인상으로 밸류에이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상과 관련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신용수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신용창출의 부작용을 완화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주식 채권의 자산평가지수는 전월에 이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금융저축 자산평가지수 역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들의 참여는 금융기관 유동성의 향후 확대 가능성이 높아 한국은행의 우려를 자극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김진성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콜금리인상이 이뤄지는 긴축적 통화기조에서 주식시장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다만 통화정책에 따른 유동성 총량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유동성 규모 변화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개월째 콜금리 인상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 통화당국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점에서 이번 콜금리인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 확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주 동양증권 연구원도 "향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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