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압식 모듈 트레일러 220축‧자가 장비 투입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CJ대한통운이 총 1763톤 무게의 초중량 플랜트 기자재 5개를 약 3개월 동안 1만7656km에 걸쳐 운송하는 '물류대장정'을 시작, 글로벌 물류 역량을 보여준다. 이번 운송은 무게뿐만 아니라 거리와 과정도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3일 우즈베키스탄 카르시(Qarshi) 인근에서 건설 중인 천연가스합성석유플랜트(GTL)의 핵심 기자재인 촉매제 용기(Catalyst Slurry Hoppers) 2기 등 총 5개 초중량물을 중국 장지아강 항만에서 선적해 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촉매제 용기는 길이 50.88m‧높이 8.72m‧폭 6.20m‧무게 520톤에 달한다.
운송목록엔 무게 길이 24.58m‧높이 9.20m‧폭 8.8m‧323톤의 대형 분리드럼(Separator Drum) 2기와 길이 39.8m‧높이 5.78m‧폭 6.0m‧무게 77톤의 정류탑(DW Fractionator) 1기도 포함됐다.
중국 장지아강에서 목적지인 우즈베키스탄 카르시까지 거리는 총 1만7656km다. 이중 해상운송 거리만 1만5567km로, 1개월가량 기간이 소요된다. 해상운송 일정은 중국에서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에 도착한 뒤 흑해와 볼가-돈 운하를 통해 카스피해로 이동한다.
특히 볼가-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형선박에서 바지선으로 기자재를 환적(換積)하는 과정도 거친다. 환적은 오는 10월 중순 루마니아 콘스탄타 항만에서 1차‧육상운송을 전환키 위해 11월 말 카자흐스탄 쿠릭항에서 2차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육상운송 거리는 총 2089km로, 약 1.5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최대 중량 520톤의 촉매제 용기 등 5개 기자재의 무게를 버티기 위해 유압식 모듈 트레일러(Hydraulic Modular Trailer) 220축‧이라크‧터키‧투르크메니스탄엔 자가 장비가 투입된다. 도로포장 상태와 곡선‧고도변화 등에 민감한 만큼 속도는 시속 30km 안팎으로 유지된다.
설계하중 50톤 미만이 대부분인 일반적인 교량을 초중량물이 통과하기 위해선 별도의 토목공사를 병행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아울러 520톤의 무게를 견디도록 교량을 보강 또는 신건설 중에 있으나, 불가할 경우 우회로 공사를 통해 운송할 것이라고 CJ대한통운은 설명했다.
또 이번 운송에는 총 10개 교량의 보강이 필요해, 화물이 환적항에 도착하기 전 보강작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이미 일부 교량을 보강작업에 들어간 상태라 덧붙였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초중량물 운송을 위한 프로젝트 물류는 상시보유가 불가능한 고가의 장비와 기술인력을 수배하고, 현지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물론 토목과 건축 등 다양한 영역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잘 조직돼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이번 물류대장정은 자사가 전 세계 TOP5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역량이 튼튼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다양한 프로젝트 물류를 수행하면서 축적한 노하우와 33개국, 143개 도시, 262개 거점에 이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한다. 중국 장지아강에서의 선적 등은 지난 2013년 CJ대한통운이 인수한 중국 중량물 전문 운송기업 CJ스마트카고(CJ SC)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카자흐와 우즈벡에서는 지난 2017년 인수한 CJ ICM과의 협업이 주요했다. CJ ICM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앙아시아 대표 물류업체로 트럭을 통한 육상운송뿐만 아니라 초중량물을 운송하는 프로젝트 물류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