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베트남 여성들 '수모'줬다가 '봉변'?
은행, 베트남 여성들 '수모'줬다가 '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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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광주 某지점, 이주 베트남 여성들 '모욕'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글로벌 시대에 우리나라 은행들 아직 멀었어요" "한국에 시집와 사는 외국인들이 얼만데 해도 너무했네"
"한국사람들 이유없이 동남아 사람들 무시하는 '웃기는' 경향이 있어"
"국민은행? 어느 지점이야? 망신이네!" "같은 한국인이라는 게 창피하다" "은행원 자질이 의심스럽다" "명백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하라"

동남아 이주여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그릇된 편견이 힘겨운 한국살이를 하는 베트남여성들을 또 한번 울렸다는 소식에 상쾌해야할 토요일을 더욱 무덥게 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성토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편견에 사로잡힌 몇몇 은행원들이 한국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에게 '수모'를 준 댓가로 수모보다 더한 '봉변'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쿠키뉴스'가 11일 전한 소식의 요점은 2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 온 김티(23·광주시 북구 신안동)씨와 베트남여성 친구 2명이 지난 10일 광주의 한 은행에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며 한시간 동안 붙들리는 수모를 당했다는 것. 베트남의 친정 부모에게 송금하기 위해 은행에 갔던 김티씨는 한국말을 못하는 베트남 여성친구 2명의 부탁으로 환전을 하려했는데, 창구 직원이 돈을 받지 않았다고 버티는 바람에 CCTV(Closed Circuit Television)까지 확인하는 모욕을 당했다고 한다.

<김티씨가 친구 2명과 함께 광주시 북구 국민은행 P지점을 찾은 것은 이날 오후 3시께. 김티씨는 먼저 같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 여성의 부탁으로 10만원을 달러화로 환전해달라며 창구 직원에게 건넨 뒤, 40만원을 따로 주며 고향 집으로 송금을 요청했다. 창구 직원 B씨는 40만원을 송금 처리한 뒤, 10만원은 환전해주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김티씨는 “왜 환전을 해 주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은행직원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달러화를 내주지 않고 버텼다.
오히려 창구직원은 CCTV를 보자며 김티씨를 은행 2층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그러나 김티씨가 본 CCTV 테이프에서는 40만원을 송금해달라고 한 이후 부분만 반복됐다. 몇 차례 앞 부분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은행측은 들은 채도 않았다.
20여분을 실랑이하던 중 CCTV가 한 바퀴 돌아 앞 부분을 보여줬다.
앞부분 화면에서는 창구직원이 김티씨로부터 10만원을 받아 서랍금고에 넣은 후 40만원을 또 받아 송금하는 상황이 그대로 찍혀있었다.
할 말이 없어진 은행측은 그제서야 김티씨에게 달러로 환전해줬다.
이러는 사이 김티씨의 친구 2명은 다른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김티씨가 2층에서 CCTV 화면을 확인하는 동안 청원경찰이 이들에게 다가가 “너희 돈 줬어, 안 줬어? 안 줬으면 너희 집에 못 가”라고 반말까지 하며 붙잡아뒀다.
1시간 이상 ‘거짓말쟁이’ 취급을 당한 김티씨 등은 눈물이 났다.
은행 문을 나서는데 어느 누구 한 사람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었다.
설움이 복 바친 이들은 평소 한국어· 한국문화· 뜨개질 등을 가르쳐주던 (사)이주가족복지회에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상옥 이사장은 이들과 함께 은행을 다시 찾아 항의했다.
은행 지점장과 해당 직원은 그때야 “정말 미안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를 했다.
“2년 전에 시집와서 아들도 낳고 정붙이고 있는데, 거짓말쟁이 취급까지 당하니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친절하다는 은행직원이 이런 식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요….” 김티씨와 친구들은 “집 밖 나오기가 무서워졌다”고 하소연했다.>

기사는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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