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K-ICS 도입땐 '자충수'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K-ICS 도입땐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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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변수 따른 주식리스크 우려 "장기채 투자 대안될 수 있어"
금융당국 2021년 IFRS17과 동시 실시...내년 하반기 영향 평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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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땐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이 '자충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ICS에 주식시장에서의 변동성을 리스크로 측정하는 방안이 담겼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식이 워낙 많아 주식시장 변수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제도실 관계자는 "K-ICS 초안을 제시하고 현재 보험사 계량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지난 27일부터는 18개 보험사의 현장에 나가 영향평가를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K-ICS는 국제회계기준(IFRS17)도입에 맞춰 현행 보험사의 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RBC)을 대체할 새로운 건전성 기준을 말한다. 

IFRS17과 K-ICS은 그동안 원가로 계산했던 보험부채 등을 시가로 평가해 부채가 늘어난다는 점이 핵심이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줄게 돼 보험사들이 가만히 있어도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RBC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보험사들이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금감원이 제시한 K-ICS가 도입되면 현행보다 시장리스크가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리스크에 따른 요구자본을 산출할 때, 시장변수의 변동으로 인한 손실위험에 노출된 모든 자산·부채를 대상으로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지급여력비율(RBC)에선 익스포져(위험노출)에 각각의 위험계수를 곱한 금액을 단순 합산해 산출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주식이 많은 삼성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시장리스크에선 금리위험, 주식위험, 부동산위험, 외환위험, 자산집중위험으로 구분 후 분산효과(상관관계)를 반영해 합산하는데 이 중 주식위험의 영향이 시장 변동에 따라 그대로 반영돼 리스크가 상당히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7.92%로 약 23조원에 달한다.

다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 장기채에 투자한다면 주식리스크를 줄일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채에 투자시 금리리스크와 주식리스크 모두 방어할 수 있다"며 "K-ICS도입 준비의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지난 5월,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고, 매각 자금 중 8000억원가량은 초장기채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밖의 보험사들은 주식위험의 경우 K-ICS가 도입돼도 비교적 안정적일 전망이다. 현재 8~12%인 주식위험계수는 K-ICS도입시 35%로 3배가량 늘어나지만 K-ICS에서는 주식위험이 다른 시장 리스크인 금리위험, 부동산위험 등으로 분산돼 20~25%의 가감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 없던 마지막 리스크 조정 부분에서 추가적인 가감효과도 있다. 이에 따라 주식위험도는 15~20% 수준으로 종전 대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이같은 K-ICS도입 초안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검토를 통해 정교하게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보험사의 준비상황과 수용가능성 등을 감안해 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수정안을 바탕으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결과 등을 반영해 오는 2021년 IFRS17과 동시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2021년 도입 목표로 연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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