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얼어붙은 여행株…연이은 악재에 '뚝'
'여름 성수기' 얼어붙은 여행株…연이은 악재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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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모두투어, '어닝쇼크'…'업황 부진·실적 개선 요원' 증권가 목표가 하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여름 성수기가 절정에 달했지만 여행주(株)는 아무런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 여행주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동반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재차 경신했다. 월드컵, 지방선거, 일본·동남아 지역 자연재해 등 악재로 여행 심리가 위축되고, '어닝쇼크' 실망감에 반등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에도 업황 부진이 지속,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려잡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투어는 전장 대비 900원(1.28%) 떨어진 6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0.69% 급락 마감한 하나투어는 이날도 약세를 이어가며 장중 52주 신저가(6만8300원)을 재차 갈아치웠다. 지난 4월2일 장중 12만8000원으로 최고가를 터치한 이후 내리막을 타며 4개월 만에 45.5% 하락했다. 하나투어가 종가 기준 6만 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1월19일(6만90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전날 10%대 내렸던 코스닥 상장사 모두투어 역시 이날 550원(2.37%) 내린 2만265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2만3250원으로 최근 1년 신저가를 새로 썼다. 고점을 찍었던 지난 4월2일(12만8000원)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두 종목 모두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하나투어(왼쪽)과 모두투어의 최근 5개월 주가 추이.
하나투어(왼쪽)과 모두투어의 최근 5개월 주가 추이.

여행주 '쌍두마차'의 내리막은 올 2분기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망스러운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는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7억89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5.89% 증가한 1967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추정치(매출 2058억원·영업이익 77억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도 '어닝쇼크'를 맞았다. 모두투어는 영업이익 47억8900만원, 매출액 834억3200만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5.63%, 0.84% 감소했다. 컨센서스인 70억원, 922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28억9700만원으로 52.03% 급감했다.

여행수요를 위축시킨 대내외 악재가 2분기 부진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 수요는 한 해에 올림픽, 월드컵, 지방선거 중 두 개만 겹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올 상반기에는 평창올림픽(2월), 러시아월드컵(6월), 지방선거(6월) 등 4개의 이벤트가 겹치면서 여행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나라의 자연재해도 여행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이었다. 7월 일본에서는 지진과 태풍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홍수가 일어나며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6월 지방선거와 일본 지진, 원화 약세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전반적으로 여행수요 부진에 일조하면서 저조한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곤두박질쳤던 여행주는 하반기에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여행수요 둔화 기조가 가속화하면서 부진한 업황이 지속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예약률이 10월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본의 자연재해 발생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여행수요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행업황의 비관적 전망에 증권사들은 잇달아 여행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34%가량 낮췄다. 증권사 가운데 유일한 2만 원대다. KB증권과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3만6000원, 3만5000원, 3만2500원으로 기존 대비 13~19% 낮춰 잡았다. 하나투어 역시 대신증권(11만원·15%)을 비롯, 현대차증권(10만원·9%), 유안타증권(9만8000원·20.9%) 등에서 내려잡았다. 

이기훈 연구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 연속 여행 수요가 역성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현재 주가는 당시 수준의 우려를 담고 있다"면서 "9월 발표될 8월 지표가 역사적 저점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에서는 향후 한 달의 주가 조정 구간이 저점"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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