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최저임금 파도 진정한 상생으로 넘어야
[데스크 칼럼] 최저임금 파도 진정한 상생으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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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얼마 전 바람을 쐬기 나갔다가 늦은 밤 들렀던 한 편의점에서 들은 점주의 하소연은 정말 안타까웠다. 그는 매장이 외딴 곳에 있어 주간에만 매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사정이 좋지 않은 주변이 일부 회사는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어 편의점 매출도 함께 감소할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자신은 직접 매장을 운영해 인건비를 아끼고 있지만 주변의 다른 곳은 아르바이트생 임금 상승으로 점주보다 아르바이트생이 가져가는 돈이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2019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되며 그 파장은 삽시간에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를 놓고 대기업,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노동계가 모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두들 자신들의 입장에서 한 마디씩 한다.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주장이 오고가는 사이 사용자도 노동자도 아닌 자영업자, 대표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자신이 매장을 운영하고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사용자인 동시에 대부분이 본인도 직접 일을 하는 노동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본사에서 공급하는 재료의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임금까지 오를 경우 남는 것이 없다고 주장하며 최저임금 인상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본사는 이들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자신들의 희생은 얘기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기업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가맹점주들이 1차 소비자다. 가맹점주들이 많아져야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다. 가맹점들이 장사가 잘돼 본사에 원재료를 많이 주문하면 할수록 돈을 번다. 가맹점주들이 열심히 돈을 벌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가맹점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본사는 이들의 고통을 나눠지겠다고는 얘기하지 않고 있다. 수수료를 낮추고 재료비를 깎아주는 실질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으면서 가맹점주들과 함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어려움만을 앞세우고 있다. 이들 말대로라면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몇 년을 일해도 임금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 가맹점주는 살아야하지만 노동자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국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해 최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모두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어려울 때는 어떤 시스템으로 고통을 분담할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그동안 ‘갑질’과 관련해 언론에 오르내렸던 기업 중에는 대기업도 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상당하다. 이들은 높은 수수료에 각종 홍보·마케팅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고, 사전에 계약되지 않은 조항을 밀어붙여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줬다. 심지어 기존 매장 영업권역에 다른 매장을 내기도 했다. 짜낼 수 있을 때까지 짜낸 것이다.

가맹점 없이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없다. 가맹점주들이 살아야 본사도 살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파도를 넘기 위해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틀어쥐고 있는 높은 수수료율을 낮추고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입으로만 떠드는 상생이 아닌 실천하는 상생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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