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진입 장벽 완화에도…'테슬라 2호' 미등장, 왜?
[마켓인사이드] 진입 장벽 완화에도…'테슬라 2호' 미등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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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 이후 5개월째…성장 가능성 확신 기업 미미한 영향
엔쓰리엔·플리토 후발주자 거론되지만 뚜렷한 움직임 '無'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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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첫 '테슬라 상장사' 카페24가 공모가 대비 200% 이상 웃돌며 코스닥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5개월째 후발주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테슬라 상장의 부담이었던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완화해주고, 진입 문턱도 낮췄지만 출사표를 내미는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페24는 전장 대비 1200원(0.70%) 오른 17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5만7000원) 대비 무려 205% 웃도는 수준이다. 호실적 전망과 성장성이 부각하며 상장 직후 우상향하더니, 올해 증시에 새로 입성한 기업 가운데 수익률 2위에 올랐다. 

카페24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테슬라 요건 상장을 적용 받아 지난 2월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테슬라 상장은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기술력이나 사업 아이디어 등 미래 성장성만 담보되면 증시 입성을 허용하는 제도다. 미국의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지난해 1월 도입됐다.

상장 요건으로는 이익미실현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500억원·매출액 30억원·2년 연속 매출액 증가율 20%이거나, 시총 500억원·주가순자산비율(PBR) 200% 이상인 곳이어야 한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이 테슬라 요건을 확대하면서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자기자본 250억원 이상 △시총 300억원 이상·매출액100억원 이상 등 3개 중 하나의 요건만 갖춰도 상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당국은 코넥스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거래된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하면 상장 주관사의 풋백옵션 부담을 없애주기로 했다. 풋백옵션은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때, 일반투자자가 원할 경우 주관사는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물량을 다시 사줘야 한다. 

당국이 진입 문턱을 낮추고 요건도 완화했지만, 테슬라 상장에는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카페24는 이미 시총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테슬라 2호'가 성공적 선례를 남기면서 다음 주자들의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전무하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기업이 적자임에도 상장이 가능하려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이러한 기업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테슬라의 경우 적자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성장성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컨센서스가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드물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테슬라 1호인 카페24의 경우 상장 당시 적자 상태였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동의로 인해 어려움 없이 증시 입성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다음 주자로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엔쓰리엔'(N3N)과 번역 플랫폼 업체 '플리토'가  꼽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엔쓰리엔은 지난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하며 카페24와 함께 '테슬라 1호' 경쟁을 벌였지만, 회사 내부적 변수에 주관사와의 결별로 관련 절차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이후 테슬라 요건을 통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계획을 수립,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일반 상장도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리토는 언어데이터를 활용, 인공지능 번역 성능 발전을 꾀하는 업체다. 플리토는 170여 개국 23개 언어를 사용하는 전세계 8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엔쓰리엔과 달리 아직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구체적 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황이다.

정운수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코스닥시장본부장)은 "테슬라 요건을 충족해 상장에 나설 2·3호 기업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있다"며 "정부가 풋백옵션 완화 등 상장 요건을 낮추면서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도전도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이사장은 "실제로 테슬라 상장을 고려하는 많은 기업들이 IB업계에 문의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상장 기업이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시그널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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