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열기에 '세대분리형' 효자 노릇
'똘똘한 한 채' 열기에 '세대분리형' 효자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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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세대분리형 청약경쟁률 '쑥'
"임대수익 챙기고, 세금 아낄 수 있어"
건설사·재개발 조합에서도 관심 고조
현대건설이 공급한 '힐스테이트 신촌'의 전용 119㎡ 평면도. 현관이 따로 있는 분리형 세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이 공급한 '힐스테이트 신촌'의 전용 119㎡ 평면도. 현관이 따로 있는 분리형 세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자료=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분양시장에선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현관이 별도로 있어 실질적으로 두 채 역할을 하는 데다 '실거주'와 '임대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건설사와 정비사업 조합 역시 1인 가구 수요에 대비해 세대분리 설계를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점차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접수를 받은 '래미안 목동아델리체'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3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90명이 몰리며 평균 2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세대분리형 설계가 적용된 전용면적 115㎡는 71가구에 1697명이 접수, 23.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평균 경쟁률에는 미치치 못하지만,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면적인 전용 84㎡B타입(13.6대 1)과 84㎡E(17.9대 1), 84㎡F(14.8대 1)의 경쟁률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5월 공급된 '과천 센트레빌'은 평균 27.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는데, 세대분리형인 전용 130㎡는 11대 1의 경쟁률로 무난히 1순위 마감됐다.

부분임대로도 불리는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그간 분양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품이었다. 대개 대형 평수에 이 설계가 적용되다 보니 다소 높은 분양가와 환금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때문에 건설사들도 부분임대를 대형 평형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는 것을 막기 위한 묘수로만 활용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원하는 임차인이 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보안, 주차 문제가 있는 원룸이나 빌라보다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거주하고 싶은 1인 가구가 많아진 것. 부분임대 세입자들은 집주인과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도 피트니스센터나 독서실 등 다양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더구나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85㎡이하 분양 아파트에 100% 가점제가 도입되면서, 가점이 낮은 3040세대들 사이에선 '실거주+임대수익'이 가능한 아파트가 '알짜 상품'으로 통하는 분위기다.

부분임대형은 별도의 등기를 하지 않아 '1가구 2주택'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젊은 직장인이나 대학생 등 수요가 많은 지역에선 세대분리형이 특히 인기가 많다"면서 "이전까지는 같은 공간에 낯선 사람을 들인다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으나, 현관이 분리된 후에는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정비사업 조합들도 부분임대 도입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에 점차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내 5구역은 총 746가구의 정비안에서 85㎡초과 공급분을 낮추는 대신 25가구를 부분임대로 배정했다. 노량진역 인근에 1인 가구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앞서 흑석1~3구역은 150~320여 가구 수준의 부분임대 도입을 잠정적으로 확정했으며, 흑석7구역의 경우 322가구를 세대분리형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향후 자녀가 독립하면 임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미래가치가 조합들 사이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분양을 진행할 때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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