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BIS 강화가 신용경색 부른다
은행 BIS 강화가 신용경색 부른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7.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년새 평균 0.69%P 하락…기업 자금부족 규모는 증가

시중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BIS 기준을 강화, 대출확대를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는 증가 추세여서 시중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2분기 결산을 대비해 은행들이 2분기 중 가계·기업대출 모두 자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말 기준 BIS 비율 8.55%인 외환은행은 한 달새 대기업 대출 잔고가 1조원 가량 줄어 6월말 현재 4조7천768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8천400억원 가량 줄어 13조8천637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6월중 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4천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2천억원 가량 각각 줄었다.

우리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간 7천600억원 가량 줄었다.

은행권의 이 같은 대출자제는 경기악화에 따른 여신심사 강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BIS 비율을 방어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3월말 기준 국내 19개 은행의 BIS 비율은 평균 10.82%로 지난 해 말보다 0.5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해 3월말 11.51%, 6월말 11.41%, 9월말 11.40%를 기록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자본금 확충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실시한 가계대출 부문의 부실 발생과 주식관련 상품 등 위험자산이 대폭 늘어 자기자본이 하락한 것.

제일은행은 BIS 비율 하락을 우려, 지난달 20일 중간 배당 계획을 전면 연기하기도 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은행의 자산 증가에 맞춰 위험가중자산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2분기 결산 자료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3월말 기준 653조원보다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의 대출자제로 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기업부문의 자금부족 규모는 지난 해 말 6.9조원보다 대폭 증가한 20조원으로 조사됐다. 기업부문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1일 보고서에서 경기회복 지연에 따라 2분기에도 기업의 자금부족 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스템의 경기동행성이 심화돼 경기침체기에는 금융기관이 높은 비용으로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런 시기에 은행의 BIS 자본기준이 강화될 경우 시중의 신용경색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age1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