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종교(宗敎)
골프와 종교(宗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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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선수의 플레이를 TV에서 보고 있노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AT&T 내셔널 마지막 라운드에서 안정된 분위기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승자다운 면모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골프 학 박사논문에 의하면 우승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 합니다. 경기 내내 무아의 경지에 몰입 되어 자기만의 플레이를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던 자기만의 게임에 몰입하여 언제 18홀이 다 되었는지 의식도 못한 체 게임을 끝낸다 합니다. 일종의 자아도취상태에서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죠.
특히 17홀의 벙커 플레이는 환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그가 벙커플레이에 능숙하다 하여도 마지막 날 우승을 앞둔 상태에서 침착하게 벙커샷을 성공한 것은 무아의 경지 한 단면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입니다. 전날까지 2타차 선두였던 애플비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더블보기 하나 보기 4개로 무너진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새삼스럽게 골프와 정신력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우승입니다. 필자도 운동하는 사람이라 최경주 선수의 정신력이 어디서 나오나 생각해보곤 합니다. 그는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우승을 하면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있을 때 미 PGA진출을 결심했다 합니다. 그것도 미국진출의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서울에 달랑 하나 있는 아파트를 팔 때에는 주변에서 말렸다 합니다. 여기서도 잘하고 있는데 왜 무모하게 미국까지 진출하려 하느냐고…              
그러나 과감한 그의 결단이 현재의 오늘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지와 힘이 어디에서 나올까? 새로운 우승을 만들 때마다 곰곰이 되씹어지는 의문입니다.
혹자는 그 답을 종교에서 찾고 있습니다. 인간의 나약한 의지만으로는 그와 같은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생각으로 한번쯤 미국무대에 진출해볼까?  한국인이 미PGA에서 한번도 우승을 못했으니 내가 제일 먼저 해 이름을 남겨볼까?
아니면 이번 대회에 우승하여 상금 백만 달러를 벌어 좋은 집으로 이사를 해볼까? 하는 극히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그가 보여주는 의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남들이 다 기적이라는 우승을 해보임으로써 내 마음속 절대자의 힘을 보여줘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신이 존재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믿음’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거 우즈가 재단을 통해 벌이는 다양한 선행 사업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즈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또는 영원히 깨지지않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볼을 쳤다면 그렇게 계속해서 세계 랭킹 1위를 고수 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하여 나보다 못한 주위 사람들을 돌봄으로써 하루하루 치는 골프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그의 현재가 있는 것입니다.    
필자도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들에게 가끔 말해주곤 합니다. 공부를 단순히 나만 잘 먹고 잘살려는 마음으로 하지말고 내가 태어나 이웃들에게 어떻게 봉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하나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일시적 영달을  위해 하는 공부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주지해주기 위해서 입니다.
그럼 우리 주말 골퍼들도 평생 소원인 로우 핸디캡을 치기위해 종교를 가져야만 하는 걸까요? 궁금해집니다. 

김성배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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