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금통위원 "현재 물가 낮다…통화정책 완화적"
조동철 금통위원 "현재 물가 낮다…통화정책 완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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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법 제 1조 '물가안정'…물가안정목표제 강조해야"
"물가안정목표제 신뢰 회복→기대 인플레이션 안정→통화정책 유효성"
조동철 금융통화위원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물가안정목표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조동철 금융통화위원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물가안정목표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9일 "현재 물가가 낮은 수준이며 통화정책 기조도 완화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조 위원은 시장에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분류된다.

조 위원은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물가안정목표제'를 발표하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4월 근원물가가 전월대비 1.4% 상승했는데 이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1%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이것(근원물가)만 봐서는 안 되지만, 이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맞다"고 했다. 

조 위원은 "한은이 채택하고 있는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때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앙은행이 일정기간 또는 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물가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춰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물가안정은 한은법 1조에 나온 설립목적이기도 하다. 

한은이 2016~2018년 설정한 중기물가안정 목표치와 올해 물가 전망치는 각각 2.0%, 1.7%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은 1.6%로 깜짝 성장하긴 했지만 이는 감자값 등 일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국내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낮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물가안정목표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3년 주기인 물가안정 목표제를 선진국과 같이 점검주기를 없애거나 점검주기를 늘리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조 위원은 "물가목표를 자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조 위원은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을 추가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을 참고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화정책 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기대 인플레이션 등 물가 지표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확고히 안정돼 있어야 기준 명목 금리 조정이 실질 금리 변화로 이어지면서 실물경제에 의도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조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결과물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물가안정을 한은법 1조에 넣으면 안된다"며 "거꾸로 물가안정을 한은법 1조에 넣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통화정책의 결과물일 것이란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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