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맛제주' 20호 돌파…'시니어손맛 아리랑' 재개장 
호텔신라 '맛제주' 20호 돌파…'시니어손맛 아리랑' 재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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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4명 나이 합쳐 291살, 1~19호 점주 어버이날 맞아 카네이션 달아주며 응원 
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광로에서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 4명과 '맛있는 제주만들기' 1~19호점 운영자 등이 성공을 응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동광로에서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 4명과 '맛있는 제주만들기' 1~19호점 운영자 등이 성공을 응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호텔신라의 주요 사회공헌활동인 '맛있는 제주만들기'(맛제주)를 통해 재기에 나선 제주지역 영세식당이 1호점 재개장 4년3개월 만에 20호점을 넘어섰다. 8일 호텔신라는 어버이날 의미에 걸맞게 사회복지법인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운영하는 제주시 동광로 '시니어손맛 아리랑'이 다시 문을 열었으며 "진정한 할머니 손맛이 담긴 건강한 음식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 4명 나이를 합하면 291살에 이른다. 특히 어버이날을 맞아 맛제주 1~19호점 운영자들이 모두 이날 시니어손맛 아리랑 재개장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면서 재개장을 축하했다. 재개장 행사 뒤엔 독거노인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며 어버이날 의미를 되새겼다. 

시니어손맛아리랑 운영자는 권정림(77)·박납순(73)·김연순(72)·고기선(69) 어르신이다. 지금까지 재기에 성공한 맛제주 운영자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호텔신라는 "5년 차에 접어든 맛제주를 통해 제주 전통 '수눌음' 정신을 살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수눌음은 협업 노동 관습을 가리킨다. '품앗이'와 같은 제주지역 미풍양속인 셈이다.

시니어손맛 아리랑은 사회복지법인 '섬나기' 제주시니어클럽에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운영자는 지역 어르신 가운데 선발했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어르신들이 전문적인 요리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하루 매출이 10만원을 넘지 못하기 일쑤였다. 최근엔 임대료와 재료비까지 섬나기에서 지원받을 만큼 상황이 나빴다. 

호텔신라는 식당 운영자 면담뿐 아니라 인근 관공서와 사무실 대상 설문조사를 통한 주변 상권조사를 토대로 차별화된 음식을 개발하고 요리법을 알려줬다. 운영자들의 나이를 고려해 되도록 짧게 움직이도록 세심하게 공간을 배치했고, 주방 설비도 전자동 원터치 방식으로 갖췄다. 식당 환경을 어르신 맞춤형으로 대폭 개선한 것이다.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권정림씨는 "우리가 나이가 많아 배우는 속도가 더뎌 걱정이 많았는데, 싫은 내색 없이 매번 열정적으로 가르쳐준 호텔신라 관계자들과 영업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함께 와주신 맛있는 제주만들기 업주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 손맛을 담아 제주시 대표 건강식당으로 만들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매일 먼 길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공부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을 느꼈다. 20호점은 어버이날에 개장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호텔신라 요리사들이 나이 많은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들을 배려해 개발한 새 메뉴. (사진=호텔신라)
호텔신라 요리사들이 나이 많은 시니어손맛 아리랑 운영자들을 배려해 개발한 새 메뉴. (사진=호텔신라)

시니어손맛 아리랑의 메뉴는 '할망순두부'(얼큰한 맛·담백한 맛)', '가시어멍 김밥', '어멍 김밥'(숯불고기 김밥) 세 가지다. 제주 사투리로 '할망'은 할머니, '어멍'은 어머니, '가시어멍'은 친정어머니 또는 장모님을 뜻한다. 메뉴 이름에서도 할머니나 어머니 손맛이 담긴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세 가지 메뉴는 새로 개발한 게 아니다. 나이 많은 운영자들이 조리법을 빨리 익힐 수 있도록 기존 메뉴를 개선했다.  

주력 메뉴 할망순두부는 건강식 순두부찌개다. 호텔신라 요리사들은 끓이기 쉬운 멸치 육수를 개발하고, 양념들을 알맞게 배합한 특별 양념장을 만들어 한 숟갈만 넣으면 되도록 했다. 운영자들을 위해 조리 과정을 간소화시킨 것이다. 이 메뉴를 주문하면 강원도산 콩으로 만든 수제 두부를 넣어 끓인 찌개에 흑미와 찹쌀, 단호박 등이 들어간 가마솥 밥을 맛볼 수 있다. 

어멍 김밥은 제주산 숯불 돼지고기, 호텔신라 요리사들이 개발한 간장 양념장, 고추냉이 소스가 어우러졌다. 바쁠 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바란다는 인근 관공서와 사무실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발한 프리미엄 김밥이기도 하다.  

이 김밥에 들어간 제주산 숯불 돼지고기는 호텔신라 요리사들이 개발한 양념소스를 발라 하루쯤 숙성한 뛰 숯불 향을 입혀 볶는다. 어묵과 우엉 같은 재료에도 특별한 소스를 입혀 감칠맛을 살렸다. 레몬을 넣은 고추냉이 소스를 넣어 상큼한 맛을 더한 점도 어멍 김밥의 특징이다. 가시어멍 김밥은 일반 김밥으로 보면 된다. 

호텔신라와 제주특별자치도, JIBS제주방송이 함께 마련한 맛제주는 기업과 지자체가 협업한 사회공헌활동 성공사례로 꼽힌다. 2015년 제10회 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해 열린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서 기업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유다.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에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영세식당을 선정하고 새로운 메뉴를 전수한 뒤 재개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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