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아듀 황제주'…몸집 줄고 주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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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증가에 단기적 호재…중장기적 관건은 '펀더멘털' 
43년만의 첫 액면 분할…액면가 5000원→100원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거래된 지 43년 만에 처음으로 액면분할을 단행, '황제주'로의 종언을 고한다. 액면분할 후 주가 추이에 주목되는 한편, 앞서 분할을 실시했던 기업들의 사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이 주가에 단기적 호재는 분명하지만,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없이는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50 대 1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정지에 돌입한다. 지난 1975년 6월11일 증시에서 처음 거래된 지 43년 만의 첫 액면분할이다. 이달 30일부터 3거래일간 거래 정지 후 다음 달 4일 재상장하는 삼성전자의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어든다. 

그 대신 주식 수는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50배 늘고, 주가는 260만원 선에서 5만원대로 내려간다. 따라서 시가총액에는 변화가 없다. 주가가 크게 저렴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도 수월해지는 '국민주'로 거듭날 전망이다.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을 낮춰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자연히 자본 이득이 발생하는 심리적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으로 주가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과거에도 액면분할에 따른 유동성 증가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난 사례는 더러 있다. NH투자증권이 2015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의 액면분할 사례 39건을 대상으로 거래정지 이전과 이후의 60일 거래량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거래량 증가가 나타난 사례는 24건으로 집계됐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7개사 중에선 5개사(대웅, 한미반도체, 제이준코스메틱, 아모레G, 아모레퍼시픽)로, 거래량이 증가한 기업 수의 비율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6년 액면분할(5000원→500원)에 나섰던 아모레퍼시픽은 1개월 후 코스피 지수를 평균 14%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싸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액면분할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개인투자자들 비중은 총 거래대금의 50%를 넘겼다. 전년 평균(18.3%)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저변 확대에 따른 유동성 증가 측면에서 수급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유동성 확대와 가치 할인 요인 해소로 코스피 200 지수 내 비중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가 10만원 이하로 낮아지면서 차익거래 및 바스켓 구성에도 용이해지고, 주가 부담이 낮아져 개인투자자의 접근성 확대로 긍정적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업의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을 '보장'할 것이란 예상은 무리가 있다. 액면분할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주식 수만 늘어난다. 기업의 주가는 결국 실적이나 업황 등에 좌우하는데, 액면분할 자체로는 이와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가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삼성전자 시가총액 규모나 업종 등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 주가의 방향은 유동성 증가가 아닌 업황 및 기업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다

해외 사례를 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의 대장주인 애플은 1987년부터 총 4번의 액면분할을 실시했고, 항셍지수의 대장주인 텐센트는 2014년 5월 5대 1의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두 기업은 모두 액면분할 이후 '장기간'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송 연구원은 "두 기업의 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액면분할로 인한 유동성 증가 효과가 작용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우호적 업황과 긍정적 펀더멘털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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