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南北정상회담에 쏠린 '눈'…환율↓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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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망 하단 1050~1060원·상단 1075~1080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상·하방 압력 재료들이 동시에 출연하며 완만한 하락장이 예상된다. 11년 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임박,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경계감 등이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을 내리 누르는 시도가 계속되겠지만 이달 막바지 역송금 수요 등이 혼재하며 하단은 지지될 전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원 오른 1069.0원에 마감했다. 전일과 비교해 3.7원 오른 1071.0원에 출발한 환율은 해외 역송금 수요에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며 물가 상승 전망에 미국 채권금리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은 달러화 강세를 견인하는 재료다. 더불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037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치우며 환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레인지를 하단 1050~1060원선, 상단 1070~1080원선으로 잡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은행 1050원~1075원 △신한금융투자 1050~1080원 △삼성선물 1060원~1080원 △NH투자증권 1050원~1070원 등이다. 

무엇보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환율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종전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한국 대외신인도의 획기적 향상이 기대된다. 실제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 동안 국내 환시는 원화 강세(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월 당시에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5일 전부터 환율이 평균 0.6% 하락했고 2007년 10월에도 0.5% 내렸다. 김두언 하나금투 연구원은 "과거 경험치를 적용할 때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050원선 재진입을 타진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비핵화가 언급됐을 때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시간이 채 안되는 동안 15~17원 정도가 밀렸었다"며 "비핵화와 종전논의 등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확인될 경우도 저 상황과 비슷하게 환율이 밀려 1050원 아래를 뚫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정을 고려하면 북한의 '시간끌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27일 변동성이 확대됐다가 주말이후 완화되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향후 전개될 다자간 협상의 복잡한 속성과 북한이 요구한 대가 등 정보가 극도로 불충분한 만큼, 일회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때문에 원화 강세의 장기 추세화 여부는 시간을 두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시점도 아니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변경도 없기 때문에 이번주 큰 폭의 원화 강세는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4월이 외국인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달이라는 점도 환율 하단을 제한하고 있다. 배당 역송금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따라 일시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올린다. 이날 환율이 소폭 상승한 주요 원인도 삼성전자(1조8000억원)와 S-Oil(4088억원)의 배당 지급이 이뤄진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26일)과 미국(27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도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의 지난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였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0.2%를 기록했다. 올해 3%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분기 대비 최소 0.8% 이상 달성이 필수적이다. 미국의 1분기 GDP의 경우 시장에서는 1.8~2.2%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 4분기(2.8%)보다 둔화됐지만 이미 예상된 것이며 3월 소비 데이터 반등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성장률 확대가 추정된다는 진단이다. 

이외에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며 그간 원·달러 환율이 안도랠리를 펼쳤지만 내달 발표될 한국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공개 경계감이 아직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점진적' 공개를 시사한 가운데 시장은 정부의 개입공개 주기를 6개월에서 3개월로, 공개 방식을 순액에서 총액으로 단계적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앞서 시장 개입내역을 처음 공개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보다 불리한 조건이라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 말레이시아는 외화 순매수 내역을 6개월 단위로 6개월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이 용인됐다. 때문에 이에 따른 추세적인 환율 하락도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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