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슬림'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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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한한 '먹성'좋은 아랍계 통신재벌...멕시코 경제대통령?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세계1위 부자'의 명함이 13년만에 바뀌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13년간 지켜 온 세계 최고 부자자리를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사진>에게 넘겨줬다. 

멕시코언론 '쎈티도 꼬뮨'이 3일(현지시간)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빌 게이츠 MS 회장을 누르고 '세계 1위 부자'자리에 올랐다고 보도하면서, 도대체 슬림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름은 '슬림'(slim)이지만, 그의 인생은 결코 양보가 없다. 그의 돈에 대한 '먹성'은 누구보다도 '써피션트'(sufficient)하다. '샤일록'과 同鄕이어서인지, 우연인지는 몰라도 버핏이나 게이츠 같은 거부들과는 달리 자선(사회환원)에는 인색한 편이다.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멕시코인이 세계1위 부자가 된점도 어쩌면 아이러니다. 

보도에 의하면, 슬림 회장이 지분 33%를 보유한 아메리카모바일의 주가는 4~6월 석달 동안에만 26% 이상 올랐고, 텔멕스도 11% 급등했다. 또, 슬림 회장 소유의 은행인 그루포 파이낸시에로 인부르사 역시 주가가 20% 상승했다. 이 기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6% 상승에 그쳤다. 결국, 빌 게이츠는 지난 93년 90억 달러의 재산으로 '포브스 갑부 1위'에 오른 후 올 상반기까지 13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세계를 휩쓸고 있는 증시호황의 여파로 이제 2인자로 만족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신문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슬림의 전체 재산이 678억달러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이는 게이츠 회장의 재산 592억달러보다 약 90억달러가 더 많다.

슬림의 세계부자 1위 등극의 조짐은 이미 오래전 부터 포착됐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지난 4월 슬림의 재산이 531억달러로 버핏의 재산 524억달러를 넘어서 '세계 2위부자'자리에 올라섰다고 보도했었다. 슬림은 지난 7년 동안 '2위 자리'를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는 버핏의 아성을 무너뜨린 지 채 석 달도 안돼, 1위자리까지 올라선 셈이다.  

지금까지 동양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슬림은 서방세계, 특히 멕시코에서는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슬림의 재산은 멕시코 연간 국내총생산의 약 7%를 상회할 정도이며, 멕시코는 '슬림의 땅(Slim Land)', 심지어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다.

그의 회사는 크게 텔멕스와 텔셀, 아메리카모바일 등 통신회사와 그루포 카르소로 크게 나뉜다. 텔멕스는 멕시코 유선전화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며 텔셀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메리카모바일을 통해 멕시코 밖 남미 16개국과 미국으로 영역을 넓혔고 지난해 도미니카공화국 최대 통신회사인 베리손 코미니카와 푸에르토리코의 베리손을 인수했다.
통신업이 아닌 분야는 카르소그룹 산하에 있다. 카르소그룹은 보험과 은행 등 금융업을 아우르는 인부르사를 비롯해 항공, 백화점, 요식업, 음반 산업, 자동차·세라믹 부품, 건축자재, 정유설비 등 거의 모든 업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슬림은 토종 멕시칸이 아니다.
올해 67세의 슬림은 레바논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2세 때 주식 투자를 시작했고 30세가 되기 전에 청량음료 회사와 증권 관련 회사를 소유하면서 거부의 터전을 닦았다.

그는 국제적으로 통신 재벌로만 알려져 있으나, 멕시코 내에서는 금융, 소매, 정유, 건설 등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다. 때문에 멕시코 사람들은 슬림이 소유한 병원에서 출생해 죽을 때까지 그가 소유한 회사의 물건을 소비하면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가 '갑부의 길'로 접어든 결정적 계기는 멕시코 정부가 90년대 국영회사의 민영화를 추진할 때 '텔레포노스 드 멕시코(텔멕스)'를 인수하면서 부터다.

내재 가치가 높고 가격은 싼 기업을 발굴해 키워 내는 재주로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점에서 워렌 버핏과도 일면 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러나, 그의 부에 관한 가치관은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과는 전혀 딴 판이다. 부의 사회 환원에 '부정적인' 거부로 유명하다. 그는 "가난은 기부나 자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종종 강조한다고 한다.
 
슬림의 천하가 얼마나 갈 지 주목된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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