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대립각을 세운 채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노조와 비공개 면담을 통해 자구계획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노조원 투표를 벌이는데 합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노조는 해외자본 유치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반박한 것이다.
26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노조에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의 자본유치에 대한 전 직원 찬반투표를 제안했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과 23일 광주에서 노조와 비공개 면담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경영정상화와 장기 발전방안을 만들 가칭 미래위원회를 꾸리고, 26~27일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29~30일 노조원 투표를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반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자본 유치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제안한 것이지 합의한 것이 아니고, 공동선언문과 관련해서도 노·사·정·채권단 4자가 25~27일 만나 논의해 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찬반투표에 합의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매각이 아닌 호남 지역 소재 중견 회사가 인수 의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매각 절차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것과 동시에 해외매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자극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은 "이 늦은 시점에 비정상적 방법으로 얘기되는 것에 발목잡힐 수는 없다"고 말해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로 좀 더 기울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청산가치(1조원)가 회생가치(4600억원)보다 높은만큼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막판까지 시간이 다소 남은 만큼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크다.
이 회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면서 "이번주 중 두 번 더 (기자)간담회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해 급박한 상황 변화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