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환율, 추락의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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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910원대 진입...국내외 변수 작용
당국 개입 쉽지 않아...800원대 진입 전망도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원.달러 환율이 9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7개월만에 910원대로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하루만에 또 다시 갈아치울 기세다. 이에, 유가보다 환율이 향후 우리경제의 더 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활황증시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높다. 

이날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70원 떨어진 91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환율은 920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됐으며, 장중 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지만, 결국 하락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
환율이 910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해 12월7일 913.80원으로 마감한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연히 올 들어서는 최저치다.

원인은 글로벌 달러약세에 조선등 국내 중공업체들의 해외수주 호조, 그리고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역외시장 자극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910원대에 진입했고, 역외쪽 달러매도세는 서울 외환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함께 국내 콜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역외쪽의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려는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하루 동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수주금액만 1조 837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달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달러화 매도 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다수의 외환 전문가들은 당국의 개입이 없으면 작년 최저수준인 913원대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출과 증시 호조 등 국내 요인과 아시아 통화 절상 압력 등 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 900원대 붕괴 가능성은 물론, 전저점인 913원밑으로 떨어질 경우 연내 800원대 진입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마저 제시하고 있다.
 
외환시장 수급구조와 심리에 변화가 생기기 전에는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최근 외국인 주식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급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시장 참가자들이 장기적인 환율 하락 전망을 고수하고 있어, 큰 폭의 반등은 기대난이라는 지적이다.
 
금융통화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이 쉽지않은 데다, 부동산 문제로 금리 정책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도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오늘 하루 당국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 당국의 개입은 의미 없는 '돈질'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데다, '환율 방어를 위한 돈 쏟아붓기'가 국회에서까지 문제가 된 점을 상기할 때 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이에, 전문가들도 해외 투자 확대를 통한 수급 불균형 해소, 과도한 통화 절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아시아 국가간 공조 노력등 원론적인 언급만 반복할 뿐 뾰족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당국의 개입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관심의 초점은 과연 얼마까지 떨어질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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