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로또단지 경쟁률 高高…논란 불구 '청약과열'
강남 로또단지 경쟁률 高高…논란 불구 '청약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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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디에이치자이 개포, 최고경쟁률 90대 1
정부 "증여세 탈루·위장전입 조사 돌입"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돼 '로또단지'로 불렸던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논현 아이파크'가 청약경쟁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흥행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곳곳에서 '금수저들의 잔치'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정부의 대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분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건이 몰리며 평균 25.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 16가구 모집하는 전용면적 63㎡P 타입엔 1451건이 집중돼, 무려 90.6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가만 최소 15억원에 달하는 103㎡P 타입과 전용 103㎡T 타입도 각각 47.29대 1, 30.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됐던 전용 84㎡P 평형은 303가구 모집에 8116명 운집, 26.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도금 대출이 좌절된 탓에 당초 '10만 청약설'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3만명의 현금부자들을 한데 모으는 것은 성공한 셈이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강남구 논현동 '논현 아이파크'의 경쟁도 치열했다. 특별공급 물량을 제외한 76가구에 총 1392명이 접수해 평균 18.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81대 1로, 2가구를 공급한 전용면적 84㎡ 펜트하우스에서 나왔고, 전용 59㎡는 12.8대 1, 전용 47㎡는 19.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논현 아이파크 분양관계자는 "강남 논현동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이면서 희소성이 높은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좋은 청약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이 단지들은 청약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로또 아파트'로 통하며 과열 조짐을 내비쳤다. 이를 우려한 정부가 부양가족 실태 전수조사와 당첨자 세무조사 등을 벌였지만, 3만여 명의 청약자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청약쏠림 현상을 넘어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탓에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규제를 가할수록 수요는 더욱 늘어난다는 규제의 역설이 입증된 데다 업계에선 청약시장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난 때문이다.

특히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경우 특별공급에 1999년생, 19세인 당첨자를 비롯해 만 20대 이하 당첨자도 14명이나 나오며 특별공급 제도가 편법 청약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들 단지 당첨자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분석해 증여세 탈루가 의심되는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하고, 수사당국과의 공조로 위장 전입도 집중 수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파만파 퍼진 논란을 진화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20대 청년들이 10억원이 넘는 분양자금을 갖고 있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구나 부양가족 수가 많거나 무주택 기간이 길어 가점이 높은 사람들도 일단 청약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면밀하고 집중적인 정부의 모니터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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