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해진 산업은행, 한국GM·금호타이어 지원방향 영향은?
단호해진 산업은행, 한국GM·금호타이어 지원방향 영향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서울파이낸스DB

STX조선 처리방안은 금호타이어·한국GM 복선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부가 현안 구조조정에 대해 원칙론을 밝힌 데 이어 산업은행 또한 최근 STX조선 등에 대해 처리방안을 밝혀 금호타이어·한국GM에 대한 향후 지원 방향에 복선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중견조선사 처리방안'을 결정하고 STX조선에 대해 엄정한 원칙에 따라 관리를 추진하되 분명한 확약이 없을 경우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고강도 자구계획과 사업재편을 통해 은행 관리하에 독자경영을 추진하되 이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내달 9일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넘기겠다는 의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노사확약이 없으면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자체경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 달후나 두달 후나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 보여준 산업은행의 태도와 크게 다른 모습이다.

산업은행은 산업적·정치적 이유로 기업을 청산하기보다 신규자금을 투입해 살리는 쪽을 선택해온 경우가 많았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5년 이후 7조원을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고, 최근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에도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KDB생명 역시 매각에 연이어 실패하자 지난 1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벌이는 등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산업은행이 2008년 이후 8년동안 구조조정 기업에 13조2912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뒤 회수한 금액은 불과 4조736억원(31%)이다.

그랬던 산업은행이 최근에는 단호한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이 회장이 배리 앵글 GM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만나 "올드머니(GM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돈)에 대해서는 한 푼도 들어갈 수 없다"고 한 것이나, 금호타이어 노사에 대해 "만족할만한 수준의 자구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누구도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현재 진행중인 한국GM에 대한 실사나 금호타이어 문제 역시 원칙론에 따라 풀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은 한국GM에 대해 이달 실사를 벌여 통해 원가구조를 파악한 후 자구계획에 따라 신규 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역시 이달 말까지 노사가 자구안을 받아들이면 차입금 만기 유예와 함께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 작업을 재개한다.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GM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고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원칙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말로 손을 떼버릴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노조나 GM측이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GM·금호타이어의 상황이 조선업계와 달리 정치권과 맞물려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이 돌아설 우려가 있는 만큼 과거와 마찬가지로 계속 결정을 미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