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앞둔 금융지주 사외이사 코드는 '친정부'
3월 주총 앞둔 금융지주 사외이사 코드는 '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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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시환 인하대 석좌 교수, 정구환 변호사,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 교수 (사진=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 취합)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은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친정부' 사외이사들을 방패막이로 전면배치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CEO)의 '셀프연임'을 지적하며 지배구조 집중점검에 나선 가운데 사정이 절박해진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6일 김홍진, 박시환, 백태준, 양동훈, 허윤 등 총 5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윤종남, 송기진, 양원근, 김인배 사외이사는 퇴임하며 차은영 사외이사는 임기가 2019년 주주총회까지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전임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인 박시환 교수가 대표적인 코드인사로 떠오른다. 박 교수는 인천지방법원과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대법관을 거쳤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참여한 인물로, 그의 대법관 경력은 2005년 노 전 대통령의 지명에 따른 것이다. 

금융지주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가 다시 금융지주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이른바 셀프연임 논란 속에서도 3연임을 강행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최종 선임이 이달 주총에서 결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은 윤종남 사외이사 등 소위 강성으로 분류됐던 사외이사들을 교체하고 친정부 인사를 기용해 금융당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사외이사는 하나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한 금융감독원에 "과거 관치금융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셀프연임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KB금융지주는 일찌감치 친정부 사외이사 카드를 선택했다. KB금융은 지난달 최명희, 선우석호, 정구환 등 총 3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이 중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 교수와 정구환 변호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모교인 경기고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기고는 최흥식 금감원장, 이동걸 산업은행장 등을 굵직한 인사들을 배출해 주목 받았다. 

신한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도 코드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이사회를 개최해 박병대, 김화남, 최경록 등 총 3명을 새로운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 중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 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지난해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공개지지 한 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전문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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