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서명...마지막 고비 비준 '험로 예고'
한·미FTA 서명...마지막 고비 비준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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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모두 대선 앞둔 싯점, '정치적 이슈' 부담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한미 양국은 30일 밤11시(미국시간 30일 오전10시) 미국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가졌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0분(현지시각) 미 의회 캐넌빌딩에서 한미 FTA 협정문에 공식 서명했다. 1년5개월간의 산고끝에 일단 행정부간 협상엔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FTA 발효를 위한 양국 의회의 비준 작업이 본격화된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비준동의안과 개정이 필요한 국내법을 정부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소관 상임위인 통일외교통상위원회(통외통위)에서 심의해 본회의로 넘기게 되고, 본회의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가 확정된다.

미국은 행정부가 FTA 이행법률안을 의회에 제출하면, 상·하원에서 이를 심의해 제출일로부터 90일 이내(토·일요일과 법정 휴회일 제외)동의 여부를 결정히게 된다.양국의 비준 절차는 비슷한 셈이다.

우여곡절끝에 정부간 서명은 했지만, 국회의 비준을 얻어 내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는 빠르면 오는 9월 정기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비준 전망은 불투명하다.
실제로, 한·칠레 FTA의 경우 협정문 서명 후 비준안 국회 통과까지 무려 1년6개월이나 걸렸었다. 여기에,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반(反)FTA 진영의 비준 반대 목소리도 여간 부담스런운 게 아니다.

미국의 상황은 어쩌면 우리보다 더 복잡하다. 무엇보다, FTA에 부정적인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당이라는 점이 국회 비준이 험로가 될 것 임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서명식을 하루 앞둔 29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현재 체결된 대로는 한미 FTA를 지지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성명서)을 밝힌 점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미국도 올해말부터 대선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비준 동의안이 정치적 분위기를 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미, 민주당 대선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한미FTA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야당의 원대 실력자들, 그리고 유려한 대선주자 모두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정부가 국회를 돌파하기는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때문에, 양국이 서명한 협상안이 실효를 발휘하기 위한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될 각국의 행정부와 국회간 '줄다리기'가 될 수도 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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