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과금도 괜찮아"…올해 착한 MMORPG 봇물
"무과금도 괜찮아"…올해 착한 MMORPG 봇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 게임빌 '로열블러드' (사진=각 사)

검은사막 모바일·듀랑고·로열블러드 등 착한 과금
과금 피로도↓ 충성도↑…장기 서비스 제공 포석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올해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과금의 피로도를 낮춘 이른바 '착한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게임업계는 콘텐츠 완성도보다는 수익성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게임들은 완성도를 높이고 과금 피로도를 줄여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통해 장기간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7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지난달 28일 출시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2위에 올라있다. 이는 철옹성이라 불리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을 넘어선 기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착한 게임을 표방하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구조 때문에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하지만 출시 초반 검은사막 모바일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착한 게임이라는 이미지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요소는 PC 버전과 유사하게 치장성, 편의성 아이템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레벨업, 접속 패키지 형식으로 밸런스를 파괴하지 않는다.

특히 유료 결제 아이템도 게임 내 거래소를 통해 무료 화폐(실버)로 살 수 있다. 이를 통해 플레이 시간만 충분히 확보하면 과금 없이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반대로 플레이 시간이 부족한 이용자는 유료 결제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면 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은 구글 매출 순위 2위까지 상승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며 "검은사막 모바일은 장비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이용자 편의 증대를 위한 '펫', 무게 제한 증가, 꾸밈 아이템인 의상 등의 확정형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어 출시 초기보다 오히려 이후 점진적 매출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25일 출시된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도 출시 초기 서버 오류 논란 등을 뒤로하고 착한 게임으로 불리며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듀랑고의 과금 시스템은 높은 능력치를 가진 장비 아이템 대신 인벤토리 증가, 경험치 스킬 숙련도 2배, 에너지 회복 등 편의성 위주의 유료 아이템을 제공한다. 또 확률형 아이템도 의상 등 외형 치장 위주의 아이템을 제공해 무과금 유저도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게임빌의 '로열블러드'도 올해 1월 출시 당시 기존 인기작들과 비교해 착한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게임빌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장르가 MMORPG의 가치임을 강조하며 이를 지키기 위한 서비스 3대 정책으로 △누구나 노력한 만큼 얻는 확정형 성장 시스템 △최고 성능의 장비는 팔지 않음 △모든 아이템은 인게임에서 획득 가능함 등을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최근 출시되는 대작 MMORPG의 경우 착한 게임을 표방하며 과금 피로도를 낮춘 유료 모델을 제공하는 게 일종의 트랜드가 되고 있다.

또 이들이 목표하는 방향도 높은 매출 순위보다는 장기적으로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의 경우 PC온라인게임보다 서비스 주기가 짧은 편에 속한다. 이에 짧은 수명 주기를 늘릴 방법으로 게임 과금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착한 게임'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착한 과금) 현상은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게임들에 대한 유저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점차 힘을 받는 느낌"이라며 "이번 검은사막 모바일처럼 '착한 게임'으로 시장에 성과를 내는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향후 게임 과금 구조에 대한 지형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