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IMF "美·글로벌 경제 모두 피해"…트럼프 관세정책 비판
WTO·IMF "美·글로벌 경제 모두 피해"…트럼프 관세정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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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도 광범위한 수입제한 정당화 위해 국가안보 논리 사용할 수도"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WTO가 개별 회원국의 관세 정책을 겨냥해 공식 논평을 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의 발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국의 조치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 간담회에 참석한 미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외국 업체들이) 우리 공장과 일자리를 파괴했다"면서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튿날에는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고 이기기도 쉽다'고 말해 논란을 확산시켰다.

브라질 통상 전문가 출신인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그동안 가급적 개별 회원국의 무역 정책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면서 WTO라는 틀 안에서 분쟁을 해결할 것을 권고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뒤 유럽연합(EU)과 중국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WTO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자 이날 공식 논평을 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도 성명을 통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해 "미국과 글로벌 경제를 모두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수입 제한 조치는 미국 외부뿐 아니라 미국 경제 자체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가 관세정책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이 조치로 인해 다른 나라들도 광범위한 수입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안보 논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무역장벽을 낮추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런 비상조치에 의존하지 말고 미국과 무역 파트너들이 건설적으로 상호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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