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한반도를 옥죄는 양대 거인
[홍승희 칼럼] 한반도를 옥죄는 양대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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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최근 메이저 언론들을 통해 나오는 중국 군사동향을 보면 미국의 대북 군사적 옵션을 어떻게든 막아야 할 당위성이 더 분명히 드러난다. 미군은 트럼프가 언급했던 코피작전 수준을 넘어서는 전쟁을 준비 중이라는 증좌들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이미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육해공군 병력을 북부전단에 통합시켜 운용할 뿐만 아니라 이미 상륙훈련을 포함한 10여차례 합동훈련도 실시했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이 한판 붙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나 진배없다. 이미 중국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언제든 진주할 준비를 해왔고 특히 휴전선 지뢰밭으로 가로막힌 남북한 간 상황에서 남한이 어떤 힘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중 미 공화당 상원의원인 제임스 리쉬가 뮌헨안보회의에서 한 발언은 당시 잠깐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았지만 어느 사이엔가 슬그머니 잊혀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도에서 미군이 대규모 전쟁을 벌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내뱉은 그 말을 적어도 한국에서는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미국은 현재 일본과 짝을 지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감행할 각종 명분 쌓기에 분주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전쟁준비도 거의 마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철수 예정이던 미국의 전략물자들은 현재 동결된 상태로 알려져 있고 한국지형에 적합한 155mm 포탄 15만발을 추가 확보했다고도 한다. 언제든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항공모함 전단이 최소 2척이나 되고 주일미군기지에서 발진할 미군 전력 또한 대기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본이 더욱 더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을 부추기기에 여념이 없다. 한반도 전쟁을 계기로 일본이 얻을 수 있는 각종 이익에 대한 계산이 끝난 것이다.

그런 미국의 동향을 비난함으로써 또 다른 명분 쌓기에 돌입한 중국의 병력들은 하얼빈에서 산둥반도까지 이어지는 전선을 이미 구축해놓고 있다. 통상 중국의 핵심 방어선을 하얼빈-창춘-선양-다렌으로 보고 이 방어선이 베이징을 지키기 위한 최일선으로 여기지만 발해만에서 산둥반도를 잇는 방어라인에서 언제든 발진할 수 있는 해군력을 감안하면 결코 단순한 방어선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행동이 개시되는 순간 중국군 또한 즉시 개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이 시작되고 지금 읽히는 추세대로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넘겨준 남한 역시 자동적으로 전화에 휩싸일 수밖에 없고 미국,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일본 또한 빠르게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어서 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세계 3차 대전으로 비화될 것을 염려하지만 당장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민족이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설사 그렇게까지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겨우 다시 일어선지 몇 십 년 밖에 안 된 한국은 또다시 한국전쟁 직후와 같은 상태로 초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한국사회는 빠르게 야만화할 수도 있다. 일제치하를 겪으며 웬만한 고난에 이골이 났던 6.25 직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데 오래 걸렸다. 하지만 성장의 과실을 크든 적든 누리고 살아온 지금의 젊은 세대 그 누구도 그런 참혹한 가난을 딛고 다시 일어설 힘을 내기는 힘들 것이다.

아직까지도 국내에선 미국의 군사적 옵션 운운을 단순히 트럼프의 블러핑일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동향과 터져나오는 발언 수위와 진지성, 거기 더해 러시아와 일본의 집적거림까지 더해지면 한반도의 미래는 우리를 둘러싼 저들 강대국들로 인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 전쟁을 우리 힘으로는 못 막는다는 패배감조차 똬리를 트는 중이다. 우리가 막을 수 없으니 미국에 더 밀착하라는 국내의 어리숙한 보수 여론은 그런 패배감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패배감이나 강대국 의존적 태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힘들어도 북한을 설득하고 미국을 달래는 어른 노릇이다. 그 길이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가 다시 주저앉지 않으려면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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