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6개 계열사 합병 성공…순환출자 고리 '0'
롯데지주, 6개 계열사 합병 성공…순환출자 고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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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롯제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부회장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일본 롯데홀딩스 "신동빈 회장 의지 이어 경영투명성 높이겠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품고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기울인 신동빈 회장의 뜻을 잇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지주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에 대한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

이날 주총은 합병을 반대하는 일부 주주들이 소란을 일으켜 50분간 파행됐다. 그러나 결과는 찬성 87.03%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의결됐다.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811만5783주 중 3900만9587주가 참석했으며, 이 중 3395만358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의장으로 나선 황 부회장은 "이번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은 주주와 국민에게 약속한 투명 경영을 위해 진행된 것"이라며 "롯데지주 내 모든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국민 앞에 고개 숙이며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롯데그룹의 출자구조는 75만여개에 달했다. 이후 신 회장은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시키려 했다. 하지만 2016년 경영비리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무산됐다.

이에 차선책으로 등장한 것이 롯데지주다. 롯데지주는 2017년 10월,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를 분할·합병한 회사다. 당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고리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이번 합병·분할합병안이다.

분할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롯데는 오는 4월 1일부로 모든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정리하게 된다. 또 총 91개 계열사 중 54개는 롯데지주에 편입된다. 이를 통해 롯데지주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도 긍정적인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한 주주는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 재점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황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는 대리인을 통해 분할합병안에 찬성 의사를 표했다"고 답했다.

이는 곧 일본 롯데홀딩스가 구속된 신 회장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일본 롯데의 의사결졍권이 더 확고해졌다고 지적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2015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배구조를 개선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결국 일본 롯데로 귀결되면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심어졌기 때문이다. 신 회장 자신이 직접 연결고리가 되고 이를 끊어내려 했지만 결국 구속되면서 그 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를, 호텔롯데가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로 머무르며 일본 롯데의 의사결정권이 더 확고해지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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